“일반인도 알만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3요소’”

‘인지, 판단, 제어’…그리고 AI에 의한 객체인식과 학습

2021-11-25     이보영 기자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자율주행은 이제 삼척동자도 알만큼 우리에게 익숙해진지 오래다. 그러나 정작 그 원리와 작동 방식에 대해선 일반에게 그다지 알려져있지 않다. 이를 간단히 요약하면, 인지와 판단, 제어, 그리고 AI에 의한 객체인식과 학습이 주행으로 이어지는 원리다. 소재현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조교수가 지식포털 ‘IT파인드’에 올린 분석 보고서는 그런 점에서 눈길을 근다. 자율주행의 복잡한 원리를 알기쉽게 요약함으로써 여느 전문가들의 관련 기술 보고서와는 구분되는 모습이다.

그에 따르면 자율주행을 위한 첫 번째 필수 기능은 사람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 기술을 활용한 ‘인지’ 기술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황 판단 및 차량 제어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정확하게 정보를 수집하여 센싱된 객체를 정확하게 판별해내는 능력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센터를 통해 정확한 인지를 하도록 하고, 센싱된 정보를 검증해야 할 경우엔 디지털맵, GPS, V2X 무선통신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센서를 통해 인지된 교통표지 정보에 대해 디지털맵을 통해 확인하고, 교통신호정보를 V2X 무선통신에 의해 수신하는 등 센서만으로 판단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여 인지시스템의 구성을 다중화하는 것”이라는 소 교수의 해석이다. 소 교수는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차량시스템반도체 및 초고속통신인프라의 중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으론 판단(decision & planning) 기술이다. 이는 인지된 상황정보에 근거해 차량제어나 경로 설정을 결정하는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판단기술은 주어진 상황에서 차량의 경로를 생성하는 기술로 이해할 수 있다. 소 교수는 “예를 들어 차량의 전방에 정지차량, 보행자, 장애물 등이 인지되었을 때, 이를 피해갈 것인지 혹은 그대로 주행할 것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라며 “전방 위험상황을 회피한다고 할 때 그대로 정지할 것인지 혹은 차선변경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경로와 대안을 고려하여 최적의 선택을 내리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이를 위해 수많은 경로대안을 두고 충돌확률이나, 차량 내 승객 안전성, 이동효율성 등 다양한 측면의 효과를 분석한 후, 최적의 단일한 경로대안을 산출하게 된다. 그래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판단기술을 얘기할 때 나오는 이슈 중 하나가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라는게 소 교수의 얘기다.

‘트롤리 딜레마’란 선로 변환기를 손에 쥔 사람이 선로를 변경하면 1명이 죽지만 5명을 살릴 수 있고, 선로를 변경하지 않으면 1명을 살리지만 5명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사고 실험이다. 트롤리 딜레마는 운전자의 지시 없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알아서 주행해야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판단’ 측면에서 경험하게 될 가장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란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제어(control) 기능이다. 즉 주변 교통상황에 대한 상황 판단에 근거한 ’제어‘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제어는 눈, 귀와 같은 감각기관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두뇌가 판단하여 팔이나 다리 등을 통해 움직이게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으며, 이는 차량 측면에서의 감속, 가속, 정지, 회전 등으로 표현되곤 한다.”는게 소 교수의 설명이다.

소 교수는 “차량의 제어는 자율주행의 마지막 단계로 차량의 파워트레인, 브레이크, 스티어링 등을 통해 수행된다.”고 했다. 예전에는 기계적인 힘에 의해 조작되던 것들이 최근에는 차량 내부통신규격인 CAN 통신에 의해 MDPS모터, 엔진제어기 등에 기반한 전자제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시스템(SCC, Smart Cruise Control)이나, 차선유지 지원시스템(LK AS, Lane Keeping Assist System)등의 첨단안전 차량제어시스템 등을 통해 앞에서 언급한 차량의 기계적인 장치에 기반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차량제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AI에 의한 센서수집정보와 객체 인식도 중요한 요소다. 즉 주변 교통상황 및 객체들에 대한 정확한 판별 및 상황이해를 위해 인공지능이 주변 사물의 인지에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각종 센서들이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빠른 시간 내에 데이터로부터 사물의 종류와 형태를 넘어 그 의미까지 이해하여 사물인식정보를 추출한다.

소 교수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은 단순히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사물들의 움직임 및 의미를 해석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면서 “차량의 진행방향, 보행자의 움직임, 교통표지의 의미 등과 같이 인식된 사물들의 의도(intention)를 이해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