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가져올 미래는?

2021-10-29     김기태 (주)인풍 상무이사

[애플경제 김기태 (주)인풍 상무이사 ]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AI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라고 한다. 미래 세대의 일거리와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대학생들이 보는 미래는 사회 전 분야에 걸쳐 AI를 잘 알고 이용해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의 결과일 것이다.

AI와 이세돌의 바둑 승부처럼 AI는 문화, 예술, 의학, 과학, 법조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인간을 능가하는 뛰어난 능력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한다. 또한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우려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AI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시간적 여유로 인해 인간은 더욱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게 될 것이다. 그로써 생산 중심의 산업에서 다양한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되어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AI로 인한 희망적 전망 뒤에는 인간의 소외에 대한 염려가 뒤따른다. 인간은 끝없이 부를 추구하고, 부를 획득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구상하되, 일은 덜하고 돈은 더 벌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그래서 AI는 편의성, 효율성, 경제성을 추구하는데 따른 필연적 결과물이다.  찰리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스’는 생산성의 향상을 위한 인간의 획일화, 자본의 권력에 의한 노예화 등 인간의 주체적 존엄이 훼손되고, 인간이 목적 달성을 위한 종속적 수단으로 전락한 모습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 인간이 본질적 가치를 상실하고 사물화되는 인간의 소외현상은 산업 발달과 더불어 심화되고 있다.

AI가 각종 산업의 영역에서 인간을 대신하게 되면 과연 인간은 행복해 질까? 인간은 더욱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게 되어 새로운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을까?

최근 TV 광고 중에는 국내 IT 거대기업이 자랑하는 5G를 기반으로 발전시킨 AI가 대신하는 여러 분야의 밝은 미래를 자랑한다. 그러나 지난 10월 25일, 이 기업의 통신망 장애로 우리나라 사회 전체가 마비되는 사건을 겪게 되었다. 이 기업은 특히 현재 활발하게 개발 중인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자율주행의 핵심이 AI와 초고속 통신망의 결합에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이 일상화된 어느 날 통신망의 장애가 발생할 경우(비록 그 시간이 잠깐일지라도), 상상할 수 없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도로는 온통 사고 차량에 뒤엉켜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상 피해도 그 예측을 불허하게 되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끔찍한 사건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매우 이롭게 한다. 삶을 윤택하게하고, 행복지수를 높이며 실현 불가능했던 과학의 한계를 극복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편리함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 대가가 인간의 생명과 존엄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