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 모셔둔 ‘스파이’?…아마존 알렉사
모든 스마트 AI비서 중 “가장 많은 개인정보 무차별 수집” 사용자의 생활패턴, 쇼핑이나 인간관계, 습관 등 사생활 정보 망라
[애플경제 이보영 기자]
아마존의 알렉사가 다른 어떤 가정용 인공지능 비서나 스마트 보조기보다 많은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분석기관인 Reviews.org와 이를 인용한 ‘익스트림 테크’에 따르면 개인정보나 데이터 수집량에 있어선 아마존의 알렉사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온갖 개인정보를 가리지 않고 죄다 수집, 아마존 측에 전달하는 셈이다.
Reviews.org는 아마존 알렉사를 비롯해 구글의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삼성의 빅스비,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등 5대 스마트 AI비서들을 비교하며, 사용자로부터 각각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는 “알렉사가 최악의 선택”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즉, Reviews.org의 분석에 따르면 알렉사는 사용자의 전화내용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관한 정보, 그리고 개인 식별 정보(PII)에서 쇼핑 습관에 이르기까지 온갖 시시콜콜한 사용자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인공지능 기기들이 주로 사용자의 이름, 시간대, 전화번호, 위치, IP 주소를 수집한 반면, 알렉사는 다른 사용자들보다 더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는 사용자 프로필의 마지막 부분과, 해당 프로필에 저장된 ‘개인에 관한 설명’도 수집한다. 연락처, 미디어, 통신 기록, 앱 사용, Wi-Fi 네트워크 세부 정보 및 ISP 세부 정보와 같은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는 알렉사에 모두 저장된다. “이에 비해 다른 4개의 인공지능 비서들은 그 정도는 아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 알렉사는 어떤 잡다한 정보까지 수집하는걸까. 흔히 생활인들은 새로운 기기를 구입하거나,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새로운 온라인 프로필을 만들곤 한다. 그러나 그런 잡다하고 복잡한 개인정보들이 이제 알렉사에겐 활짝 문이 열려있는 셈이다. ‘익스트림 테크’는 이런 현실을 두고 “제한된 데이터 수집은 인터넷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참아낼 수 있는 것이지만, 어딘가에 선을 그어야 하는게 문제”라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비치해둔 스마트 비서가 사용자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고 무엇을 사는지를 주의 깊게 꼼꼼히 메모하는 광경을 상상해보라. 끔찍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Reviews.org의 분석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스마트 비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은밀하게 “항상 듣고” 있는 기기를 소유하는 것 자체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스마트 비서의 마이크를 아예 꺼버리는 것도 방법이란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많은 사용자들은 차마 그 기능을 꺼버리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익스트림 테크’은 “스마트 비서가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처음부터 데이터를 구입하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꼭 구입해야 한다면 알렉사는 결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