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소규모 간병인 중개 플랫폼 '모방' 논란

수상한 낌새 느낀 중소기업 확인 전화에 NHN 직원 “나는 컴공 대학원생” 해명

2021-10-05     조시영
(사진=SBS 8 뉴스 캡쳐)

[애플경제 조시영 기자] 유명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운영하는 IT기업인 NHN이 최근 중소기업이 7년 여간 노력 끝에 개발한 간병인 중개 플랫폼의 기능을 상당 부분 모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간병인 정보 플랫폼 <케이네이션>의 서비스를 개발한 에이치엠씨네트웍스는 하나벤처스, 삼성벤처투자 등으로부터 투자자금 75억을 받아 성장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 기업으로, 이 간병인 정보 서비스를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해왔다. 간병인과 보호자를 연결해 사회에 기여하는 공익 성격이 짙은 사업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소기업이 길을 닦아놓은 간병인 플랫폼 시장에 IT공룡 ‘NHN’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4일 SBS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NHN 직원들은 환자 보호자로 위장, 에이치엠씨네트웍스가 만든 간병인 정보 플랫폼에 접속해 간병인 허위 모집공고 글을 게시하거나, 간병인 행세를 하며 구직 신청을 반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에이치엠씨네트웍스측은 "서비스 로그인 기록을 대조해보면 NHN 직원들이 여러 차례 시스템을 이용한 점이 드러났다"고 밝히며 "간병인을 2만 명 넘게 확보하며 서비스 개선에 사활을 건 중소기업의 서비스 기능을 모방하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NHN 측은 "(간병 플랫폼 사업) 출시 전 경쟁사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NHN 사이트 화면 갈무리)

서비스 기록과 NHN이 만든 서비스 법인의 등기를 분석한 에이치엠씨네트웍스측이  수상한 점을 찾고 NHN 측에 추궁하자 “모집공고를 내거나 구직 신청한 사람들은 '랩실'에 있는 대학원 학생들”이라며 “OO대학교 컴퓨터공학부로 개발자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공개된 이후 누리꾼들은 대체로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어처구니가 없다”라거나, “사회라는게 서로 돕고 배려하면서 성장해가야 하는 것 아닌가”, “NHN은 사전조사를 한게 아니라 염탐을 한것이다.말은 똑바로 해라” 등이 다수를 이뤘다.

<애플경제>는 NHN 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로 연락하고, 메시지를 발송했으나 회사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이 회사는 사내벤처 형식으로 지난달 비슷한 간병 플랫폼을 출시한 뒤 모 회사 NHN에서 30억 원을 투자받았다. 애초 SBS와의 인터뷰에선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려면 사전조사와 함께 직접 서비스를 경험해 보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사과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