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선점하는 자가 미래차의 승자”
도요타 전고체 배터리 하이브리드 차 출시 계기, 경쟁 재점화 삼성SDI, LG전자, 폭스바겐,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 개발 경쟁
[애플경제 김홍기 기자]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최근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의 전기차들은 대부분 리튬전지를 쓰고 있는데 비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함으로써 일단 진일보한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정도는 차이는 있으나,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애초 리튬 전지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도요타 역시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 전지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리퓸 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가 액상 전해질로 채워져있다. 그러나 차량의 움직임이 과도하거나 충격이 가해질 경우 액상 전해질이 급격히 유동하고 두 극 사이의 분리막이 찢어져 양극과 음극이 충돌하면서 자칫 화재가 발생할 소지도 크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런 단점을 없애줄 수 있는 대안 기술로 부각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즉 양극과 음극 사이가 액상이 아닌 고체 전해질로 채워져있어, 두 극이 충돌할 여지가 없고, 화재의 위험도 없다.
전고체 배터리는 또 기존 리튬 전지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오랜 배터리 수명을 보장한다. 그로 인해 수 백 km를 배터리 충전없이 장거리 운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는 개발과 생산이 쉽지 않다는게 문제다. 각국이 수 년 동안 완성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고체 전해질 속 이온의 움직임이 둔해짐으로써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커서 이를 해결하는게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도요타 역시 그런 한계로 인해 완전한 전기차가 아닌, 가솔린을 병행해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에 적용했다. 또 완전 전기차를 위해선 대형 전고체 배터리가 필요하지만, 기술 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해 소형 배터리를 개발하는데 그쳤다. 그래서 소형 전고체 배터리의 출력이 약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것이다. 이를 두고 애널리스트들이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를 완전히 개발했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미 전고체 배터리는 애플카 혹은 애플의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은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삼성SDI가 오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고, LG전자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애플카에 공급한다는 얘기가 연초부터 업계에 나돌 정도로 이 분야 기술 수준이 상당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LG전자는 이미 애플카의 부품을 공급해오고 있어, 이런 사실이 결코 루머가 아닐 것이란 점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또 아이폰에 부품을 대고 있는 폭스콘도 애플의 자율주행차 출시에 맞춰 2022년에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 밖에 파나소닉, 폭스바겐 등 다양한 글로벌 업체들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제휴와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결국 미래차 시장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결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화재 위험이 없고, 배터리 수명도 길어서 장시간 배터리 충전없이 강한 출력으로 고속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미래차의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와 관련된 기술과 시장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하이브리드 출시는 이런 경쟁을 더욱 가열시킨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