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텔 제쳤다... 2분기 반도체 세계 1위
상위 10개 반도체 공급업체, 2분기 매출 10% 급증 IC인사이츠,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최소 23% 이상↑ "4분기부터 내년까지 수요 줄어들 수도... 반도체 업종 투자의견은 중립”
[애플경제 윤수은 기자]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에 올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맥클린 보고서 8월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이 목록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6개, 한국에 2개, 대만에 2개 공급업체가 포함되며 팹리스 기업 4곳(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미디어텍)과 순수플레이 파운드리(TSMC) 1곳이 포함된다.
세계 최대 메모리 공급업체인 삼성은 D램과 플래시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2분기 반도체 총 매출이 19% 증가한 203억달러(약 23조 7530억원)를 기록하며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IC 매출은 192억6000만달러, 광전자 센서 등 이산형 매출은 10억3000만달러였다.
반면 미국의 인텔은 전 분기 대비 3% 소폭의 증가율을 달성해 193억 달러(약 22조 5790억원)의 반도체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해 인텔에 비해 CPU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AMD는 38억5000만달러(약 4조 5041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IC인사이츠는 이미 지난 5월 반도체 업체들의 전력 이동을 예측했는데, 인텔과 삼성에 의해 약 30억 달러 가량 전력 이동이 깨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메모리 시장이 마지막 상승기를 맞았던 2017년과 2018년 상당 기간 반도체 1위 업체로 꼽혔다. 메모리 상승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8년에는 분기별 매출액이 20억달러를 넘어섰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3분기 223억달러로 10% 더 증가해 인텔에 대한 우위를 더욱 넓힐 것으로 전망돼 메모리IC 수요는 이번 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과 인텔에 이어 TSMC가 매출 133억1000만달러(약 15조 5713억원)로 3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는 21%의 분기별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매출 92억1000만달러(약 10조 7766억원)로 4위를 차지했다.
엔비디아와 미디어텍도 2분기 순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의 2분기 14% 증가는 엔비디아의 중요한 데이터 센터와 게임 부문이 지속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IC인사이츠 측은 분석했다. 미디어텍은 2분기 매출이 17% 증가했는데,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후 처음 증가했던 5G 스마트폰과 소비자 멀티미디어 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인상적인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IC인사이츠 측은 2분기 반도체 매출 10위권 진입에는 43억달러(약 5조 314억원)가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10개 협력사는 모두 합치면 2분기 매출이 10% 증가한 955억달러(약 111조 7445억원)로 전체 반도체 산업 성장률 8%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IC인사이츠는 “상위 10개 기업 중 3분기 21개 기업의 예상 매출은 인텔의 –3%에서 퀄컴의 +12%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기대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최소 23%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분석가들은 대체로 반도체 업종의 3분기 전망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일부는 4분기와 내년까지 D램 가격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를 떨어뜨린 전망이기도 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비축으로 인해 메모리칩 재고가 많아지면 올해 4분기부터 내년으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반도체 쇼티지의 결과인 자동차와 전자기기 제조의 둔화는 D램 과잉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24일 SK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해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제시했다. SK증권 리서치센터는 “인텔의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의 출시 지연 우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말레이시아 등의 공급망 둔화 및 베트남 셋트 생산 부진 우려가 스팟 가격 하락을 야기 중”이라며 “선제적 반도체 캐파(Capa) 확대를 위한 투자가 제한적이었다는 점과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둔화 이슈는 완화될 것이라는 점, DDR5 등 기술 병목에 따른 공급 제약 요소들을 감안하면 미니 다운사이클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조정은 이오테크닉스, 하나머티리얼즈, 파크시스템스, 제우스, 피에스케이, 티에스이 등 구조적 성장 포인트를 보유한 업체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