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 두고 OLED vs 미니LED '혈투'
"LED보다 OLED가 향후 조명시장 주도" 전망 속 “마이크로LED, 'OLED 이상의 품질과 수명” 평가도
[애플경제 이광재 기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LCD(액정표시장치) 시대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차세대 기술인 유기LED 즉 OLED와 미니LED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TV, 컴퓨터에만 국한되던 초기의 디스플레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으로 진화돼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활용되고 있다.
OLED는 LCD에 비해 선명한 화질, 얇은 두께, 다양한 형태(폴더블 등) 구현 등이 장점으로 스마트폰과 TV를 중심으로 LCD를 대체하고 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체적 구조의 자체 발광 소자로 인해 별도의 조명을 위한 백라이트(Back Light Unit, BLU)가 필요없다. 그렇다보니 LCD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며 두께가 얇고, 평면은 물론 곡면이나 타원형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미니LED는 LCD의 진화된 기술의 일종이다. 이는 기존 LCD 패널의 광원으로 사용되는 LED칩보다 작은 LED칩을 대량으로 탑재해 기존 LCD보다 두께가 얇고, 선명도(화질)가 뛰어나다. 미니LED는 기존 LCD나 LED를 장착한 프레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생산 원가가 비싼 OLED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애플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이어 OLED와 미니LED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종래 LCD액정처럼 화면이 불안정한) ‘번인(Burn-in)’ 현상을 개선한 미니(mini)LED 제품은 2019년부터 출시되고 있다. OLED 이상의 품질과 수명을 실현하는 마이크로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며 “미니LED는 LCD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특히 미니LED는 대만에서 개발돼 현재 삼성전자 및 애플 등 글로벌 대형 IT 기업들이 채택해 사용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니LED TV 패널의 출하량이 지난해 680만대에서 2025년에는 5200만대로 연평균 50%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전체 TV패널 중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에서 2025년 19%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디스플레이 수요 기업은 OLED가 LCD 대비 가격이 높고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OLED 공급망이 성숙되기까지 미니LED 탑재를 추진중에 있다.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단독 공급해 주요 TV 제조사는 OLED TV 패널 공급사 다변화 전까지 미니LED TV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OLED TV 제조사는 LG전자, 소니 등 19개사로 다변화됐으나 LG전자의 패널 구매 비중이 55%로 가장 높다. OLED TV 패널은 2021년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 2024년 중국 BOE 등의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용 패널은 OLED가 높은 명암비, 저전력 등으로 주류 기술로 부상했으나 노트북 등 IT 기기용 패널은 미니LED와 OLED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아이폰의 OLED 탑재 본격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중소형 OLED 투자 확대 등으로 고가폰에서 중저가폰으로 OLED 패널 탑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주 구매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며 중국 BOE는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의 몰락 등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OLED가 우수한 명암비, 다양한 형태 구현 등으로 주류 기술로 부상했으며 스마트폰의 OLED 탑재율은 2021년 37%에서 2025년 42%로 증가할 전망이다.
애플은 2020년 출시한 아이폰12 전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했으며 2021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최대 구매자로 부상하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보는 화웨이 대비 프리미엄폰 출하량이 적어 BOE는 애플과 삼성전자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OLED가 선점한 스마트폰 패널 시장과 달리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패널 시장은 OLED와 미니LED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19년 32인치 미니LED 모니터를 출시했으며 2021년에는 태블릿·노트북에 미니LED, 2022~2023년에 OLED 패널을 탑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에 이어 노트북용 OLED 패널 탑재 본격화 추진중에 있다. 2012년 갤럭시탭에 OLED를 처음 도입 후 프리미엄 라인에 OLED 패널 탑재하고 있으며 2021년 처음으로 OLED를 탑재한 노트북 갤럭시북 프로를 출시했다.
IT기기용 패널 시장에서 OLED 비중은 2020년 0.7%로 미미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의 IT기기용 OLED 패널 사업 강화 및 주요 세트업체의 프리미엄 라인 강화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요 노트북 제조사(레노버, 델 등)가 OLED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 출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년에 노트북용 OLED 패널을 10종 이상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IT기기의 미니LED 패널 탑재는 초기 단계로 시간이 지나면 수율 향상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미혜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OLED에 집중하는 가운데 주요 세트업체가 미니LED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OLED와 미니LED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또 TV와 IT기기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2021년부터 미니LED 탑재를 본격화하면서 후발주자들의 미니LED 탑재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선임연구원은 “미니LED는 LCD에서 OLED로 전환 과도기 동안 고속 성장이 예상되며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면 주류 기술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OLED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한국의 생산능력, 기술력 등의 우위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마이크로LED는 초소형 LED를 발광재료로 사용해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의 단점을 보완 가능하며 기술적으로 대형화가 쉬워 초대형 TV 시장을 타깃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높은 명암비와 에너지 효율, 빠른 응답속도를 보이며 모듈러 방식 적용시 패널 크기와 형태를 원하는 방식으로 조립 가능하나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다. 마이크로LED는 무기물 소자를 사용해 빛·열에 약한 유기물 소자를 사용하는 OLED와 달리 Burn-in(잔상)은 미발생하나 다량의 LED 사용으로 LED를 기판으로 옮기는 전사 공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이미혜 선임연구원은 “마이크로LED는 미니LED와 함께 시장 잠식이 예상됐으나 고비용 때문에 아직은 시장 형성이 미흡한 상태”라며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 부분에 투자를 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미미LED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의하면 OLED TV 패널은 대형화에 따른 수율 하락으로 패널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마이크로LED TV의 타깃 시장은 가격경쟁력이 있는 75인치 이상으로 예상된다. OLED TV 패널 가격(‘20.4분기)은 55인치 510달러, 65인치 900달러, 77인치 1700달러였다.
이 선임연구원은 “마이크로LED는 미니LED와 달리 LED칩 생산을 위해 신규 설비투자가 필요하며 기술 개발단계로 초기에는 생산원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의미있는 OLED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까지 약 10년이 소요된 점을 고려할 경우 마이크로LED가 대중화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