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두달새 50%↓...'그래픽카드' 하락 이끌까?

암호화폐 급락, GDDR5·GDDR6 현물 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트렌드포스 “3분기 그래픽 D램 계약가격, 15%↑... 4분기 보합세”

2021-08-04     윤수은 기자

[애플경제 윤수은 기자] 중국, 터키 등 각국 규제당국이 가상화폐 투기와 불법·준법적 채굴을 우회하는 조치를 시행하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두 달 만에 50% 이상 하락했다.

변동성이 상황을 바꿀 수 있지만, 지난 두어 달 동안 이더리움 채굴은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았다. 이더리움 가격의 하락은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GDDR5와 GDDR6와 같은 그래픽 메모리의 현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GDDR6 칩은 현물가격이 계약가격보다 여전히 높지만 그 차이는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더리움 급락, GDDR5·GDDR6 현물 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이러한 하락을 이끈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보고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감소하면서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카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30 시리즈 (제공=엔비디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이상 그래픽 카드 현물 가격이 약 20~6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 측은 “현물 가격이 GDDR6 칩 계약 가격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그 차이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GDDR6 칩의 일반적인 가격 동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전 세대의 그래픽 카드에 사용된 GDDR5 칩의 거래는 더욱 잠잠하다. 현물가격은 GDDR5 칩 계약가격보다 약 20% 저렴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차이가 나는 것은 구형 그래픽 카드가 넘쳐나고 있으며, 여기에 내장된 GDDR5 칩의 수요가 더 이상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조사업체 존페디리서치(JP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분기에 약 70만장의 그래픽 카드가 채굴자들에게 판매되었으며, 이 그래픽 카드들 중 다수는 현물 시장에서 판매되는 GDDR6 메모리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그래픽 카드 수요와 GDDR6 메모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중고 시장이다. 요즘 이더리움의 수익성이 높지 않아 많은 채굴자들이 하드웨어를 팔아치우면서 그래픽 카드 소매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유통업체와 제조사가 정한 가격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 카드는 지속적인 부하와 열적 스트레스로 인해 연간 약 10%의 성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픽 카드의 마모를 정확하게 계량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일반적으로 게이머들은 채굴에 많은 시간을 보낸 중고 그래픽 카드를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3분기 그래픽 D램 계약가격, 15%↑전망 
그래픽 D램 계약 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들 공급업체가 다른 제품보다 서버 D램 생산을 우선하기 때문에 가격 협상에서 셀 측이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개별 그래픽카드의 현 에코시스템에서는 엔비디아 등 그래픽 D램 구매자들이 여전히 번들 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 즉,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는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는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 D램도 구매해야 한다. 

엔비디아와 AMD가 그래픽 D램 공급의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노트북 OEM과 컴퓨터 부품 중소 제조업체는 충분한 그래픽 D램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는 반면 D램 공급업체의 그래픽 D램 칩 이행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러한 요인들은 3분기 그래픽 D램 전체 계약가격이 지난 분기 대비 15% 가까이 오른 데 원인이 있을 뿐만 아니라 GDDR6 칩의 현물가격이 계약가격보다 10~15% 정도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트렌드포스 측은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대응도가 매우 높은 그래픽 D램 현물시장의 가격에는 이미 종금 부문, 특히 가상화폐 마이닝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의 수요 약세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트렌드포스는 “중고 그래픽 카드 공급이 늘면서 일부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은 판매를 늘리기 위해 판촉 가격 인하를 시작할 수도 있다. 또한 현물 시장의 바이어들도 더 낮은 가격을 예상하기 시작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대는 그들의 그래픽 카드 수요의 대규모 감소로 이어지거나 이러한 구매자들이 그래픽 D램에 대한 투기적 태도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트렌드포스는 GDDR6 칩 현물가격과 계약가격 간 격차가 3분기부터 좁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공=트렌드포스)

트렌드포스는 “그래픽 D램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래픽 D램 가격이 다른 주류 D램 제품에 비해 역행하거나 급격한 변동을 겪는 것은 비교적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부품 공급 이슈에 비춰 스마트폰이나 PC 제조사가 향후 생산량을 줄인다면 그래픽 D램 가격은 4분기에도 더 오를 가능성이 낮다. 이에 4분기 그래픽 D램 가격은 3분기에 비해 대체로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D램 수요 증가와 계약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가격이 상승하고 부품 및 물류 비용 전반이 상승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D램 가격상승이 멈추고 다음 분기에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특히 가상화폐가 계속 하락한다면 그래픽 카드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DDR6와 같은 그래픽 D램은 새로운 솔루션에 힘을 실어주는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은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콘솔에도 좋은 소식”이라면서 “그래픽 D램의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다음 분기에 해당 부품의 가용성과 가격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