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시장을 먼저 선점하라”…국내 ‘개발사업’ 본격 시동
2028년 실용화 목표…“미국ㆍ중국ㆍ일본 등과 경쟁서 이겨야”
지난해부터 세계 주요국들 간엔 이미 5G를 넘어 6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현재는 미국이 가장 앞선 가운데 중국도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도 이런 6G경쟁에 뒤처지지 않게 지난 해부터 정부와 민간이 대책을 모색해오던 끝에 최근 국내 통신 분야 전문가들이 마침내 6G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최근 이동통신3사와 삼성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카이스트 등 37개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6G 핵심기술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전자 및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6G에 걸맞은 초성능, 초대역, 초공간, 초정밀, 초지능, 초현실 성능 개발을 계획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바 있다.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되, 최대 전송속도 1Tbps(1초당 테라바이트), 체감전송속도 1Gbps(초당 기가바이트), 지연시간 0.1msec(0.0001초)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지상 10km에서 시속 1000km 이하의 이동 상황에서 연결하고, 오감 인지 기반 몰입형 미디어, AI 기반 지능형 네트워크 등을 구축, 실현한다는게 이번 참여 기관들의 프로젝트 목표다. 또 100㎓ 이상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 국산 무선(RF)부품을 개발해 부품 국산화를 통한 통신 자립도를 높일 것으로 전해졌다.
6G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통신은 사라지고 홀로그래피와 인간의 오감을 통합하는 기술을 통해 먼 거리에 있어도 한 자리에 있는 것처럼 소통할 수 있다. 또한 3차원 영상의 실시간 전송을 실현하고 미각, 촉각 등 감각 정보도 전달이 가능하며, 모든 사회 활동이 가정 내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6G는 또 큰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신 커버리지가 넓어질 뿐만 아니라 고도도 높아져 시속 1,000km 이동체에서 통신이 가능하며 바다나 산간 등 통신 사각지대를 없애준다.
이번 개발사업은 6G 연구사업을 크게 5대 중점분야로 나눈 뒤, 분야별 총 8대 전략과제를 기관들이 나누어 진행한다. 초성능ㆍ초대역 분야는 6G 후보 대역인 테라헤르츠(THz)에서 테라바이트(Tbps)급 전송속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무선통신, 광통신, RF 부품, 안전성 평가 기술을 개발하면서 이전보다 빠른 전송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 또 초공간 분야는 기존 세대에는 없는 기술 분야로서 이동통신 기술과 위성통신 기술을 융합, 활용하여 해상·오지·재난 상황에서도 기가(Gbps)급 서비스를 제공할 ‘3차원 공간 통신’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재는 고도 120m 이하에서만 통신이 가능한 이동통신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비행기, 드론 등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한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초지능ㆍ초정밀 전달 분야는 우선 간섭이 많이 이뤄지는 환경에서도 원활한 접속을 가능케 하는 ‘지능형 무선 액세스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또 사용자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능형 6G 코어 네트워크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데이터 지연으로 인한 차이가 적도록 하는 ‘종단간 고정밀 네트워크 기술’도 개발, 네트워크 인프라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전자 및 통신업계도 이미 6G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와 함께 전담 조직인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신설, 6G 연구팀을 비롯한 선행 솔루션팀, 표준연구팀 등을 구성했다.
LG전자는 카이스트와 함께 6G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서울대 뉴미디어 통신 공동연구소와 ‘6G 통신 공동연구 및 자율주행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핀란드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과 각각 5G 고도화와 6G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제휴를 맺었다.
또 전자통신연구원은 6G 구현의 핵심 주파수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연구를 오랜 시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광대역 검출소자, 비파괴 측정용 장비 등 테라헤르츠를 이용한 산업용 기술도 개발하는 등 관련 분야의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은 장기적으로 6G에 이용될 가능성이 큰 ‘테라 헤르츠(HZ)파(95기가헤르츠∼3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자국 내 연구용으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부터 6G 연구개발에 착수했으며 관련 기초 연구는 2017년부터 준비해왔다.
2017년 미국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NI WEEK 2016’ 키노트 현장에서 6G 선행 연구 프로젝트를 시범보일 만큼 연구 개발에 적극적이다.
중국도 만만찮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전담연구팀을 출범하며 6G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G 상용화 직후 ‘국가 6G 기술 연구개발 추진 업무팀’과 ‘전문가팀’을 각각 출범하여 국가적인 6G 기술 연구개발을 공식화한 것이다.
일본도 이른바 ‘Beyond 5G 추진전략’을 세우는 등 5G 다음 세대인 ‘Beyond 5G’의 원활한 도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제 경쟁력 강화의 필수 과제라고 판단,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