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보다 더 심각한 ‘노트북 IC부품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ㆍ전원 관리 칩ㆍ I/O 컨트롤러 등 ‘공급난’으로 허덕

2021-06-17     김홍기 기자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타격은 국내외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세계 노트북 시장 역시 반도체와 IC부품, 하드웨어 등의 부족으로 공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오히려 반도체 칩 등 단일 계열의 부품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에 비해 노트북은 기기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부품들이 공급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우려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수급 분균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알리바바닷컴)

노트북은 기능과 종류에 있어서 무척이나 다양한 IC부품 물량이 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노트북용 IC의 부족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전원 관리 칩 및 I/O 컨트롤러 등은 늘 수요를 따라잡느라 공급 라인이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노트북 프로세서는 조금 나은 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노트북 기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칩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칩 공급의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트북에 사용되는 칩의 공급선은 그 성격도 각기 다양하므로, 쉽게 공급난이 해소되기도 어렵다는게 업계의 얘기다. 일각에선 “2021년 말까지는 여전히 노트북 수요 나 주문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급 상황을 따져보면 올 하반기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트북 출하량은 그다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낙관론’일 뿐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노트북 제조업계 현장에선 이미 ‘코로나19’와는 무관하게 고객들의 주문이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날로 증가 추세인 수요로 인해 하반기에도 공급 물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결국 노트북 생산업계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을 초과하는 과다한 주문과 예약과는 달리, 날로 상승하는 IC부품가로 인해 제조 원가도 상승 일로를 달리고 있다. 이에 금년 하반기부터는 노트북 생산업체나 공급과 유통 관련 업계 모두 실질적인 수익이 줄어들거나, 오히려 손실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일부 외신은 “(노트북 생산과 관련된) 많은 협력업체들이 올해 말 매출과 이익 증가가 현저하게 둔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일단 노트북이나 관련 주변 칩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들의 납품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나 OSAT(후공정 라인)에서도 리드 타임이 길어지면서 생산 용량에 차질을 빚지 않을 수 없다. 이들 파운드리는 내년 후반기까지도 수요를 맞출 수준의 추가 제조 라인을 증설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ABF 기판 공급업체들도 생산 물량에 한계가 있어 PC 프로세서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로 인해 ABF 기판은 2022년 이후까지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