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우린 화웨이와 다르다…인민해방군 기업 아냐”

공식 블로그 통해 절박한 호소로 화웨이와 선긋기…미 정부도 호의적 시선

2021-05-28     김홍기 기자

샤오미가 “우린 더 이상 중국 공산 정권하의 군사기업이 아니다”며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상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기업이라며 미 정부로부터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와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이에 바이드 행정부도 비교적 호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어 트럼프 이래 중국 기업에 가해진 규제의 틀에서 샤오미가 예외적 존재가 될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제공=샤오미)

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재임 마지막 날 국방부를 통해 샤오미를 ‘공산주의 중국군사기업’(CCMC)으로 분류하며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이어 샤오미도 그 타깃이 되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샤오미 역시 미국 현지 진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물론, 스마트폰 제조업 자체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에 샤오미는 그 동안 미 정부에 대해 꾸준한 물밑 교섭을 진행하는 등 “화웨이와는 다르다”는 점을 주지시키려 애를 써왔다. 그러다가 현지 시간 27일엔 이 회사의 공식 블로그에 올린 통해 공개적인 성명을 통해 “사오미는 중국군 소유도 아니고, 통제를 받고나 소속되거나 한 기업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모든 의혹과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나섰다.

그렇잖아도 미국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직후부터 샤오미에 대한 ‘CCMC’ 지정을 향후 중단하겠다며 입장을 누그러뜨린 바 있다.

샤오미는 또 “본는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공개적으로 거래되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관리되는 기업임을 거듭 강조한다”면서 “특히 본사 신뢰할 수 있는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정직한 가격으로 놀라운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자본주의 체제의 정상적인 기업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이 샤오미 홈페이지에 올린 블로그에 공개되자 관련 외신들도 이를 비중있게 다루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가 이처럼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현지의 최근 기류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의 입장 발표가 있기 직전에 이미 미국 컬럼비아 지방법원은 미 국방부가 샤오미를 CCMC로 지정한 것을 무효로 하는 최종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샤오미에 대한 미국인의 투자 범위나 조건에 대한 모든 제한이 공식적으로 해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샤오미의 이같은 입장 발표는 최근 더욱 어려움을 겪고있는 화웨이와 어떻게든 차별화하려는 안간힘으로 해석된다.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스 X2’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드웨어나 디자인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폴더블폰”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최상의 하드웨어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두 개의 멋진 디스플레이와 인상적인 스펙을 가지고 있고, 손으로 잡고 작동하기에 너무나 편리하다”고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그 내용면에선 중국 내수시장 외엔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규제와 각종 금지 조치로 인해 화웨이는 ‘메이스 X2’에 겨우 안드로이드10을 변형한 버전만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고성능을 담보할 구글플레이를 비롯한 구글 앱이나 각종 관련 서비스가 내장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거나 아예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5일 동안 이를 사용해봤다는 현지의 한 전문가는 “워낙에 치명적인 단점들이 많아서 정상적인 전화기로 사용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메이트 X2’는 다른 경쟁사들이 후일 출시할 기기의 반면 교사가 되기엔 충분한 모양”이라고 냉소적 평가를 덧붙인 정도였다.

이런 화웨이의 곤경을 지켜본 샤오미는 급히 자신의 ‘정체성’을 밝힐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 회사는 그러나 화웨이가 2019년 미 정부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I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 때 글로벌 스마트폰 강국이었던 화웨이는 2021년 3월 현재 더 이상 스마트폰 5대 메이커에 들지 못하고 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그러나 샤오미는 세계 시장 점유율 14.1%로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 랭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