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주식시장이라면 ‘감옥행’, ‘시세조작’에 지구촌 비난 쇄도
테슬라 이익 위해 비트코인ㆍ도지코인 시세 영향 ‘트윗’ 남발
머스크에 대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비난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미국 현지에선 “주식시장 같으면 진작에 SEC(미 증권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시세조작을 일삼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오가며 시세를 띄웠다가 다시 가라앉히는 그의 행태에 분노하는 사람들도 많다.
<블룸버그>는 심지어 오늘 오전까지 연 사흘 째 머스크의 행태에 비판적인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올릴 정도로 시장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의 ‘트윗’ 작전은 현란할 정도라는게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표현이다.
최근 들어서도 지난 16일(미 현지시간) 그는 트윗을 통해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모두 팔아치울 것처럼 뉘앙스를 풍겼다.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 이상 급락하며 4만5천달러(약 5천100만원)를 밑돌며,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로선 졸지에 큰 손해를 입은 셈이었다. 외신들은 이에 “이미 테슬라가 갖고 있는 비트코인 일부를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트윗을 통해 밝히면서 암호화폐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곤 3월까지 그 중 2억7천200만달러를 매도했다고 밝혀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시세를 높여놓곤 팔아치우는 ‘치고 빠지는’ 수법을 구사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그러자 머스크는 “테슬라가 팔았을 뿐, 내가 가진 것은 하나나 팔지 않았다”며 궁색하게 해명했다.
그는 또한 그때마다 도지코인을 슬쩍슬쩍 언급하거나 투자를 부추기는 듯한 트윗을 날리곤 하면서 역시 시세를 조종한다는 의심을 사곤 했다.
특히 지난 12일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다시금 시장을 출렁이게 했다.
이에 대해 17일 <블룸버그>는 “머스크는 항상 자신의 암호화폐에 대해 ‘혀를 내둘렀는데’(tongue in cheek), 최근 그의 게시물들은 업계 전반에 혼란을 주었고, 암호화폐 투자가 얼마나 심각한 모험인지에 관한 논쟁에 불을 질렀다”고 비판했다.
그의 트윗이나 언급에 대해 경박스럽게 ‘혀를 내두른다’는 표현까지 쓰며 비난한 것이다.
이같은 머스크의 행동은 그러나 대부분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을 염두에 둔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초 전기차와 비트코인을 맞바꿀 수 있게 했다가, 나중엔 비트코인 구매 방침을 철회한 것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의 높은 시세에 맞춰 전기차도 비싸게 팔 수 있길 기대했으나, 정작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면서 ‘철회’를 하며 발을 뺐다는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머스크는 “내가 가진 비트코인은 팔지 않았다”는 식으로 발뺌하면서 정작 테슬라라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시세 조작을 했다는 비판이다.
수시로 말바꾸기를 거듭하는 그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그는 친환경 전기차와 비트코인을 모두 친환경적 코드를 공유하는 것으로 표현하며, 비트코인으로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가 정작 비트코인 시세가 등락을 거듭하자,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너무나 많이 발생한다”면서 이를 철회한 것이다. 그 바람에 일주일 사이에 비트코인 가치의 약 4분의 1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애초 비트코인이 친환경에 기여한다는 식의 암시를 한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머스크의 트윗에 대한 헤드스핀’이라고 조롱섞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는 연일 비트코인 깎아내리기를 시도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도지코인을 띄우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암호화폐 전문가들도 “전형적인 ‘시세조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암호화폐 관련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KBS라디오에 출연,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주가조작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면서 “노골적이고 악의적인 시세조작행위임에도,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이를 처벌할 만한 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머스크의 이런 시세조작 행위로 인해 글로벌 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외신에 따르면 한 글로벌 펀드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고객의 투자 목표를 분산시킬 수 밖에 없다”면서 “기본적인 투자 전략과는 거리가 먼 (머스크의) 트윗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암호화폐 투자사인 코타드 펀드매니지먼트도 “일론 머스크의 행동은 몇몇 전통적인 그리고 디지털 자산 투자자들에게 확실히 신뢰를 잃었다”면서 “그는 자신의 변덕스러운 성격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