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vs 구글 “파이썬 에코시스템, 누가 장악하나” 경쟁
파이썬 단체 PSF에 앞다퉈 후원…MS선점에 구글 ‘뒤늦은 밥숟가락’
구글에 이어 MS도 파이썬 프로그래밍 에코시스템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는 언어인 파이썬에 대해 이들 글로벌 IT기업들이 앞다퉈 기득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2월 구글에 이어 1일 MS도 파이썬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비영리 단체인 파이썬 소프트웨어 재단(Python Software Foundation, PSF)에 15만달러의 재정적 후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2006년부터 PSF의 후원자를 자처했던 MS가 구글의 ‘액션’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MS는 “자금 지원의 일부가 파이썬 패키지 지수(PyPI)와 더 넓은 패키지 생태계를 개선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특히 MS측은 “이번 투자의 핵심은 파이썬의 보안 기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월 구글 클라우드가 C파이썬(CPython) 개발과 기본 파이썬 도구 개선, 파이썬 패키지 에코시스템 보안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역시 같은 파이썬 소프트웨어 재단에 35만 달러를 기부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MS가 이처럼 파이썬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데이터 과학’ 등의 분야에서 해당 프로그래밍 언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이 언어를 활용한 작업 중 ) 가능한 한 많은 작업”을 오픈 소스로 하겠다고 약속한 점이다.
그 중에서도 파이썬의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결과를 많은 개발자나 대중과 공유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한 호의라기보단, 파시썬 커뮤니티에 대한 MS의 영향력을 그 만큼 키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MS는 지난 2006년부터 PSF의 후원자로 재정 지원을 해왔다. 그런 가운데 최근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파이썬이 인기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지원과 참여를 강화해왔다.
한 인기 상승으로 최근 몇 년 동안 파이썬 생태계에 대한 참여를 강화해 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는 PSF의 회장이기도 한 밴 로섬이 직접 MS의 개발 부서 책임자로 영입되기도 했다.
그는 주로 C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인 CPython의 성능을 높이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세계적 인기 언어인 파이썬에 대한 MS의 강화된 지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즉 “MS의 개발자 부서에서는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개발자들이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돕는 사명을 갖고 있다”는 이 회사의 입장에서도 드러난다. 즉 “개발자 생산성에 중점을 둔 언어인 파이썬은 우리(MS)의 과제와도 밀접하게 일치한다.”는 말로 그런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그 동안 MS의 파이썬 에코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오픈 소스 확장은 개발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피터 확장자나, 디버그피 디버그 엔진, 파이라이트 타입 체커 등은 그 중 인기있는 오픈 소스로 꼽힌다.
또 서버리스 애저 펑크션 런타임과 애저 펑크션 파이썬 워커, 애저 앱 서비스 오릭스 빌드 엔진, 파이썬 런타임 이미지, 애저 CLI, 리큐트 CLI 프레임워크, 파이썬용 애저 SDK 등 파이썬 에코시스템 오픈소스들도 인기를 끄는 것들이다.
이에 대해 MS는 “본사가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오픈소스로 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왜냐하면 개발자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다시 기여하면 더욱 유연하고 광범위하며 발전된 소프트웨어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PSF에 대한 후원과 지원 역시 그런 맥락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런 지원을 바탕으로 PSF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파이썬 개발자 컨벤션 중 하나인 ‘PyCon US’와 같은 이벤트의 후원을 통해 파이썬 툴링과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곧 “파이썬 커뮤니티에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MS의 공로이기도 하다”는게 MS측의 자평이다.
PSF측도 이런 MS에 대해 별도 성명을 통해 찬양하기도 했다. 즉 “MS는 윈도우,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 깃허브, MS 애저 등과 같은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파이썬을 지원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파이썬 개발자들이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MS가 비 스폰서로서 PSF에 대한 기여도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그 후원금은 PSF가 PyPI 및 패키지 생태계 개선을 위해 패키징 워킹 그룹과 협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지원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MS의 움직임은 특히 지난 2월 구글 클라우드가 파이썬 프로젝트에 35만 달러를 후원하면서 잦아든 느낌이 든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당시 구글 클라우드는 후원을 통해 세 가지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PyPI 저장소를 위한 프로덕션화된 멀웨어 탐지가 첫 번째다. 즉 구글 클라우드가 이 인덱스를 사용하여 텐서플로우(TensorFlow) 오픈소스 머신러닝 라이브러리를 포함한 수많은 클라이언트 라이브러리 및 개발자 도구를 배포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파이썬 기본 서비스 및 도구 개선, 세 번 째는 C파이썬 프로젝트의 유지 관리 우선순위를 지정하고 백로그를 해결하기 위해 풀타임으로 일할 C파이썬 전속 개발자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C파이썬은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의 참조 구현체임을 의식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글 클라우드 ‘퍼블릭 데이터세트’ 프로그램은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PyPI 다운로드 통계 및 프로젝트 메타데이터의 새로운 퍼블릭 데이터세트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구글 클라우드 계정 소유자는 빅쿼리(BigQuery) 데이터 웨어하우스 또는 빅쿼리 샌드박스(BigQuery Sandbox)를 사용하여 이러한 데이터세트를 쿼리(검색, 추적)할 수 있다.
그래서 구글 클라우드는 당시 공식 블로그를 통해 “파이썬은 10년 전에 출시된 구글 앱 엔진과 같은 서비스형 플랫폼부터 구글 클라우드 펑크션을 포함한 최신 서버리스 제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호스팅 서비스에서 인기 있는 런타임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본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구글의 적극적 파이썬 에코시스템 공략에 MS 역시 자극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파이썬 에코시스템에서의 영향력 확보를 위한 양사의 각축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또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