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는’ 수법?…일론 머스크의 암호화폐 ‘투기’

테슬라는 사고 머스크는 띄우고…세계적 비난 쇄도에 ‘변명’ 급급

2021-04-30     김홍기 기자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은근슬쩍 자신의 트윗으로 비트코인이나 도지코인을 띄우고 그 뒤론 테슬라가 팔아치우는 ‘수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미국의 CNBC나 고뱅킹레이츠, 블룸버그, 코인데스크US 등 언론 매체들도 대체로 머스크과 테슬라의 이런 ‘치고 빠지는’ 행태에 대해 연일 비판적 논조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출처=코인데스크)

특히 이번 사태를 대하는 머스크의 거짓말이 더욱 암호화폐 투자자와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부터 나흘 간 그의 언행을 복기해보면 거짓과 핑계, 기만으로 일관하면 하루가 다르게 말을 바꾸고 있는 모양새다.

미 현지 시간 26일. 비트코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테슬라가 1분기에 3천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팔아 1천100억원대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CNBC 등에 의하면 테슬라는 1분기에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1억100만달러 이득을 위해 비트코인 일부를 재빨리 팔았다.

애초 테슬라는 “영업에 사용되지 않는 현금의 일부를 묻어두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바람에 비트코인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머스크 역시 자신의 트윗을 통해 “비트코인에 관심이 많다”거나, “곧 사둘 것”이라는 식으로 값을 부추겼다.

테슬라의 투자 결정 이후 비트코인은 개당 5만달러를 넘어 등락을 반복하다 3월 중순에는 6만달러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분명 이 시점을 겨냥하고 팔았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도한 사실이 드러나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암호화폐 투자를 부채질한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를 비판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머스크는 비난이 커지자 트위터에 글을 올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판 것과 달리 자신은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미 현지 시간 27일. 그럼에도 머스크와 테슬라가 그토록 암호화폐 시장을 가열시켰던 이유가 이것이었나는 비판이 이어졌다.

트위터에는 “일론 머스크 너마저?”라는 글도 올라왔다. 비트코인을 그렇게 예찬하더니, 결국 자신의 돈벌이로 이용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머스크는 “테슬라가 현금의 10%를 코인으로 바꾸는 안정적 포트폴리오 전략의 일환”이라고 변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진작부터 그는 틈만 있으면 비트코인, 그리고 최근엔 도지코인 투자를 부추기는 발언을 이어왔던 것이다. 특히 테슬라가 암호화폐를 대거 사들인 뒤엔 더욱 그런 언행이 잦아졌다. 이는 다음날인 28일 도지코인의 폭등에서도 잘 드러났다.

미 현지시간 28일 머스크는 이번에 ‘도지코인’을 다시 부추기는 제스추어를 보였다. 즉 암호화폐 도지코인을 미화하고 지지하는 듯한 트윗을 올린 것이다. 그 바람에 도지코인의 가격은 20%가량 급등했다.

'코인데스크US'와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가 현지시간 27일 밤 ‘도지파더(Dodgefather) SNL 5월 8일’이라는 짤막한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의 가격이 하루 새 20% 급등하며 0.32달러로 상승했다.

도지파더는 ‘도지코인의 아버지’란 뜻으로 읽히며, ‘SNL 5월 8일’은 머스크가 진행자로 등장할 예정인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 라이브(SNL)의 출연 당일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그 바람에 전 세계 가상화폐 가격 동향을 집계하는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08%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397억 2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또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 5~6위를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