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반도체, ”주요 업체 역사적 밸류 형성“
빅사이클 진입 예상…'PCㆍ서버네ㆍ트워크향 반도체 수요 증가' 전세계적 파운드리 총매출, 약 106조원 규모 정부, 4월 중 중장기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
전세계 경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5G, HPC(고성능 컴퓨팅) 등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글로벌적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 및 자율주행, 5G 투자, DDR5 전환 시작 등 신규 반도체 수요 증가와 종전의 서버·네트워크, PC 판매 증가를 감안하면 반도체 성장주기는 내년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신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반도체 업종은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실적 회복 및 증가시기로 진입하고 있다. 재택근무 및 교육, 쇼핑 등 온라인 환경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받았다.
PC·노트북의 판매가 증가했고, 스마트폰 시장은 5G 폰으로 전환되면서 메모리 반도체(D램) 중심으로 2021년 1분기 현물가격 상승이 진행됐다.
글로벌 노트북 시장은 판매량 기준 2020년 전년대비 29% 증가했으며, 2021년 추가로 전년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4분기에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어 2021년 1분기 현물가격이 상승했으며, 고정가격은 2021년 4월 이후 동반하여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2017년 빅 사이클을 경험했던 서버·네트워크 분야에서 고객의 투자가 재개, 서버향 반도체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전방위적인 반도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2021년 1분기 비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중심으로 수요 증가대비 반도체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2월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이 한파 영향으로 전력이 중단, 3월까지 생산이 중단되었으며, 4월에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일본 등 일부 반도체 업체의 생산차질로 추가적인 공급 여력도 감소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전기자동차 생산 증가가 전장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일부 자동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또한 2021년 노트북 PC와 TV 판매가 예상대비 호조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수요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1년 밸류에이션은 최고 실적이 나온 2018년 시점 대비 리레이팅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2021년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2018년 최고 수준에 근접,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밸류에이션도 2018년 대비 상향으로 판단된다”면서 “▲ 반도체 가격이 메모리, 비메모리 할 것 없이 전체적으로 상승(2018년 서버향 메모리 가격 상승에 국한)했고, ▲ 노트북 PC 시장의 성장과 DDR5 전환 개시(2021년 하반기)와 맞물리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 삼성전자는 파운드리(LSI 포함) 사업 확대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이 이전대비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 반도체 투자, 예상을 상회할 전망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반도체 긴급회의 이후 미 행정부는 세제혜택을 포함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삼성전자에 제공하며 미국 내 투자를 적극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백악관 회의가 미국에 20조원 규모의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가 예상되는 삼성의 조기 투자 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의 미국 내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이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투자가 결정되면 향후 3년 내 미국의 신규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4개 (삼성, TSMC, 인텔 2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중국 시안(3기)과 평택 공장(P3)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 향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규모는 시장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라면서 ”삼성전자는 향후 신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소재업체, 장비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부 파운드리, 2021년에도 생산 능력 계속 확장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특정 파운드리가 올해에도 생산 능력을 계속 확대함에 따라 글로벌 총 파운드리 매출이 올해 946억달러(약 105조 7344억원)로 전년 대비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의 TSMC와 삼성을 포함한 티어 1 파운드리는 HPC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칩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5 나노미터(nm) 이하 노드의 R&D, 팹 구축 및 용량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SMIC, UMC 및 글로벌 파운드리를 비롯한 티어 2 파운드리는 차세대 통신 기술(5G, WiFi6/6E 등)과 기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OLED D/DI, ISIS 등)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14nm에서 40nm의 완성형 프로세스 노드 생산 용량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트렌드포스는 ”부수적으로 미국 상무부가 미국 반도체 장비 조달이 금지된 기업 목록에 SMIC를 추가한 이후 SMIC의 용량 확대 계획이 제약됐다“고 지적하면서 ”다만 SMIC는 기존 8인치와 12인치 웨이퍼 용량을 적극 확충하는 것은 물론 베이징에 신규 팹 건설을 진행 중이어서 미국 이외의 장비 조달과 팹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한 기업 외에도 PSMC, 타워반도체, 뱅가드, HH그레이스 등 다른 파운드리들은 대형 DDI, TDDI, PMI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8인치 웨이퍼(55nm 이상 노드에 사용)의 용량 확장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파운드리는 경쟁업체와 달리 주로 8인치 용량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40/45nm 이하 공정에 사용되는 DUV 몰입 시스템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회사의 경우, 55/65nm 이상의 노드에 대한 용량 확장을 수행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 타당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전에 멈춰선 TSMC 공장... "반도체 쇼티지 심화 전망“
한편 최근 극심한 공급부족을 겪고 있는 차량 반도체에 악재가 하나 더 터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TSMC 팹14 P7은 정전이 발생됐다. 정전의 원인은 인근 건설 작업 중 지하 전원 케이블의 우발적인 단절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생산과 관련해 팹14 P7 설비는 45/40nm 및 16/12nm 생산 라인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재 극심한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자동차 칩이 45/40nm 노드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9일 일본 르네사스의 나카 기반 12인치 팹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현재 나카 팹의 제조 작업은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나카 팹을 대신하기 위해 팹14의 생산 능력의 일부를 차량 반도체 생산에 할당하고 있었는데, 이번 정전 사고가 앞으로 차량 반도체의 쇼티지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 속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팹리스-파운드리-자동차업계 수요 연계 등 단기적 대응이 절실한 가운데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제8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 모두발언에서 "단기간 사업화 가능한 품목을 발굴해 소재·부품·장비 사업을 우선 지원하고 내년 차량용 반도체 예산을 대폭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협의체를 통해 수급 안정 협력과제를 발굴하고 4월 중 중장기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 로드맵 수립도 착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