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⓷] 디지털치료제 시장, 초기단계…연평균 20% 고성장
디지털 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는 소프트웨어(Software)를 기반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다. 디지털 치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의료 기술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온전히 새로운 분야다.
국내외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북미와 유럽 등 의료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성장 가속화도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가 지난 1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18년 21억2000만달러(한화 약 2조6063억원)였다. 이후 연평균 19.9%씩 성장해 2026년에는 96억4000만달러(한화 약 11조85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디지털 치료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나라가 반드시 주도해야 할 신산업 분야다. 이에 최근 열린 ‘디지털 치료제(DTx) 연구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를 그간으로 해 ▲디지털 치료제의 정의 ▲디지털 치료제로서의 게임의 가치 ▲국내외 디지털치료제 추진 현황 및 동향 ▲디지털 치료제의 체택의 장벽과 정책 추진 방향 연재해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해부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내‧외 추진 현황
201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등록된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연구 제목들이 ‘clinicaltrials.gov’에서 검색됐는데 557개의 연구 중 182개가 프로토콜 제목과 개입유형에 기초해 디지털 치료제 앱의 중재적인 시도로 밝혀졌다.
이 182개의 연구 중에서 디지털 치료제 앱 시도가 2015년 12건에서 2019년 58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던 지난 5년 동안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됐다.
조사 중인 치료 영역(TA)에 관해서는 정신질환 적응증(25%)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시도가 됐으며 심혈관(11%), 내분비(10%), 중독(10%), 신경(8%), 호흡기(7%)가 그 뒤를 따랐다.
지난 10년간 시행된 디지털 치료제 시도의 77%가 학계의 후원을 받아왔으며 이는 산업이 시도의 50%를 후원해온 호흡기를 제외한 모든 치료영역에 걸쳐 연구를 지배해 왔다.
기존의 인지행동치료(CBT)가 만성 신장병 및 소화기 적응증에서 결과 개선에 효과적이었지만 이 치료영역들에서 디지털 양식의 효과를 조사하기 위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한덕현 교수는 “선도적인 9개의 디지털 치료제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검토는 ADHD,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조현병, 우울증, 양극성 장애와 같은 다양한 신경과학 적응증들을 위한 치료적 애플리케이션들의 개발이 상업적인 연구개발(R&D)를 지배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clinicaltrials.gov의 시도들에 대해 실시된 분석에서 보이는 경향을 따른다”며 “더욱이 고혈압, 고지혈증,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등의 심혈관계 질환(CVD)을 위한 해결책 개발에 초점을 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임상시험에서 보인 경향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염증성장질환(IBD), 위식도역류질환(GERD)과 같은 위장 질환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 해결책 개발에 초점을 두는 것은 지난 10년간 보인 추세를 거스른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이것은 디지털 치료제 기업들이 만성신장질환(CKD)을 포함해 현재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필요성이 있고 건강 결과를 개선하는데 있어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이 강조된 적응증들을 추가함으로써 자신들의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하고자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과는 2003년 미국에서는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가능한 승인 받은 약물치료선택지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PREA(Pediatric Research Equity Act)를 도입할 정도까지 충족되지 않은 의료 수요가 높은 또 다른 분야다.
게다가 영국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참여시키는 어려움과 자금 및 치료 부족 문제에 의해 이들을 위한 정신 건강 제공을 보장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16세에서 34세 사이에서 95% 이상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이 태블릿 컴퓨터 또는 게임 콘솔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치료제 건강 결과를 개선하는 목적에 있어 아주 유용한 표본이 된다고 한다.
2016년 12월13일 미국에서 법률이 된 ‘The 21st Century Cures Act(치료법)’은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를 가진 심각한 질병들의 치료를 개선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간소화하기 위해 기업의 길을 닦아주고 있다. 이 법률은 디지털 치료제에서의 발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몇 가지 중요한 규제 변화들을 포함한다.
이런 변화 중 하나는 FDA의 피드백에 기초해 시기적절하고 합의된 조정을 만들기 위해 제조사들이 FDA의 전문가들과 교류하고 시장 진입 전 검토 단계에서 떠오르는 주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FDA Breakthrough Devices Program’의 도입이다.
추가적인 이점은 또한 제조사들이 그들이 제출한 것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토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환자들과 의료 제공자들이 의료 장치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그것의 도입 이후, 몇몇 제조사들이 선도적인 디지털 치료제 제품에 대한 혁신 지정을 받았다.
기술 산업의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실행하라” 철학과 강력한 증거 기반의 치료법에 대한 요구 사이에는 이분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 업계는 기술 기업들이 안전성, 효능, 성능의 균등함 및 디지털 치료제 제품들의 품질에 관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공할 것을 보장하기 위해핵심 원칙들과 모범 사례들을 확립했다.
현재 이것들은 의료 제품이나 장치에 필요한 증거에 대해 엄중하지 않지만 규제 당국들은 디지털 치료제를 엄격하게 평가하기 위해 뼈대를 구현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제품 시장 동향
전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앞으로의 예상 기간(2020~2025) 동안 26.7%의 CAGR(연평균)로 2020년 21억달러에서 2025년까지 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주요 성장 요인은 건강관리를 위한 정부 주도 사업,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및 벤처캐피탈 투자의 현저한 증가를 꼽을 수 있다.
2019년에 북미지역이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며 그 뒤를 유럽이 잇고 있다. 특히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이 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만성 질환 발병률 및 의료비 지출 증가로 가파른 성장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 교수는 강조했다.
이어 한교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판매접근방식에 따라 B2C(Business `-to-Consumer) 및 B2B(Business to-Business)로 구분되는데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과 이를 의약품에 통합하려는 제약회사의 성향에 따라 B2B 채널이 크게 성장하는 추세”라며 “또 만성 질환 관리·행동 교정·복약 순응 지원·데이터 수집 및 분석 등 4개 분야로 시장 구분 가능하며 질환별로는 심혈관질환·호흡기질환·신경 정신과 질환 등 주요 질환에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적으로 시판되거나 현재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는 당뇨병·천식 등 만성 질환과 신경 질환 분야의 치료 제품 비중이 크다.
또 현재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국외에서는 좀 더 다양한 질환을 중심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치료제 관련 각국 정책 동향
한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디지털 기술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가 등장하면서 2013년 국제의료기기당국자포럼(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 IMDRF)을 신설했다. 포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주도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SaMD에 대한 정의 위험도에 따른 등급 체계·품질 관리 체계·임상 평가 기준 등 4개의 가이드 라인을 마련했다.
또 FDA는 디지털 기술 규제에 대한 효율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해 2017년 7월 ‘디지털 헬스 혁신 계획’(Digital Health Innovation Action Plan)을 발표하고 ‘21세기 치료법’(21st Century Cures Act) 등에 관한 가이드 라인과 디지털 치료제 제품에 대한 규제 재구성, 전문가 양성 등을 제시했다.
유럽연합(EU)은 2017년 의료기기 지침을 법으로 상향하고 체외 진단 의료 기기법을 제정하는 등 디지털 헬스 혁신 의료 기기 등장에 따른 패러다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개인정보보호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을 개정한 후 2018년 5월부터 시행하는 등 데이터 보호와 활용의 근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중국은 2018년 특별심사와 승인절차 개정 등을 통해 혁신의료기기의 개발 및 허가를 장려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혁신의료기기 조건부 승인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는 사후 위해도 관계계획 수립, 시판 후 임상증거 확보 등이 골자다. 베트남은 2018년 5월 전자건강 기록 시스템(Electronic Health Record System, EHR-S)을 도입했다. 이는 출생부터 사망까지 베트남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조아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기술과 사무관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국내 현황에 대해 “현재 세계적으로 서비스 개발·제공 초기 단계인 가운데 최근 치료 효과성을 입증받은 제품에 대해 미국 FDA 승인이 이루어지는 중이며 국내는 아직 식약처 승인 사례는 없으나 최근 뇌신경 시야 장애 치료제인 뉴냅 비전(VR기술로 시각신경을 자극해 뇌손상후 시야장애를 치료 (2019.7월 임상 승인))에 대해 첫 임상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시장형성 초기 단계이며 연평균 19.9%의 고성장을 거쳐 2026년 96.4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국내 또한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식약처의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덕현 교수는 중앙대학교 연구팀의 기능성 게임을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의 접근법 소개했다.
먼저 알라부(I LOVE BREAST: 유방암 환자 약물 복용 및 부작용 관리를 위한 기능성 게임)는 게임은 기존의 기능성 교육 게임의 차원과는 다른 알고리즘을 게임에 적용햇다고 한 교수는 설명했다.
한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쓰이는 항암제를 게임에서 직접 변수로 사용했고 항암제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과 약의 순응도가 게임의 독립변수가 됐다”며 “게임을 하고 나면 유방암 혹은 유방암 관리의 지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유방암의 약물 순응도가 늘어나고 부작용이 줄어드는 직접적 치료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게임은 2014년 개발에 착수되어 3명의 암 전문의·2명의 정신과 전문의·3명의 게임 제작자가 공동 제작을 통해 만들어졌다.
또 강박증 환자를 위한 치료 앱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이 앱은 강박증 치료의 주된 원리인 위험·노출 기법을 게임 알고리즘에 직접 적용해 환자의 강박 증상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게임이라는 것.
2015년 개발에 착수돼 3명의 정신과 전문의·2명의 게임 제작자의 공동 제작을 통해 만들어졌다.
더불어 디지털 태블릿 앱을 이용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아이들 진단은 ADHD 아이들의 신경인지학적 특징을 글쓰기 알고리즘에 적용해 글쓰는 패턴과 강도, 시간 등을 계산해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증 도구를 개발한 것이다. 이것은 과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 유무 문답에 의존하던 정신과 진단 방법을 개선하고자 2016년 3명의 공학도와 2명의 정신과 의사가 디자인 및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