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新 생태계 NFT... '디지털 자산시장 대세'
예술, 스포츠, 담보대출 등 전방위 확대 美 제작사, 전체 에피소드 'NFT화' TV 드라마 제작 예정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라는 개념도 생소한데 더 낯선 NFT(Non Fungible Tokens·대체불가토큰)에 대한 열풍이 가히 폭발적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분 분량의 음성 게시물을 NFT로 팔겠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Sotherby’s)가 NFT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며 NFT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NFT란,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하나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의미한다.
NFT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과 같이 블록체인에 호스팅되는 거래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암호 화폐와 달리 잠재적인 구매자들에게 미적 또는 기능적 가치를 지닌 예술작품의 내장 디지털 파일, 비디오 또는 기타 디지털 표현을 특징으로 한다.
현재까지 가장 인기 있는 NFT 사용 사례는 전통적인 형태의 자산 수집 및 거래를 모방, 확대 또는 현대적인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인기 그래픽 디자이너 비플(Beeple)의 NFT인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가 크리스티 거래소에서 6934만달러(약 790억 원)에 낙찰됐다.
살아있는 예술가가 판매한 작품으로는 세 번째로 비싸고, NFT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도 마찬가지로 블록 체인에서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면서 수천 달러를 벌고 있다.
NFT광풍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의 3월 거래량이 1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월간 거래량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씨는 블록체인 게임 내 부동산 랜드(LAND), 게임 내 아이템, 이더리움 도메인 서비스(ENS),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NFT가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오픈씨는 지금까지 8만 명 이상의 거래자를 끌어들였고 2억4500만 달러의 거래량을 달성했다.
NFT는 자산 디지털화 바람을 타고 예술품뿐만 아니라 부동산,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급속히 활용도를 넓히고 있으며 이제는 TV로도 진출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영화전문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ABC TV드라마 ‘캐슬’, 영화 ‘에어포스 원’ 등을 제작한 비콘 픽처스(Beacon Pictures)가 암호화폐 창업자들의 삶을 주제로 한 코미디 드라마 '홀드 온 포 디어 라이프‘(Hold on for Dear Life) 제작에 착수했다. 제작사는 10부작으로 예정된 전체 에피소드를 토큰화 해서 출시할 계획으로, 오는 8월 푸에르토리코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더리움에서 암호화폐로 자금을 조달 중이다. 데드라인은 ”수익의 일부를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토큰으로 ’토큰화‘하며, 투자자들은 시리즈에서 얻은 수익의 일부를 디지털 지갑으로 직접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NFT를 이용한 담보대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무담보 암호화 자산 대출을 제공하는 텔러 파이낸스(Teller Finance)가 오는 27일부터 ‘포춘 텔러’(Furtune Teller) NFT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포춘 텔러는 전 세계 아티스트가 공동 창작한 디지털 아트 소장품 시리즈다.
이를 보유한 유저는 텔러의 내부 테스트에 참여하고 NFT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텔러 파이낸스는 ”포춘 텔러 NFT는 얼리 어답터에게 미국 기반 은행 계좌 없이 텔러 프로토콜 알파(Teller Protocol Alpha)에서 무담보 대출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국내 자산시장도 이런 트렌드에 발 빠르게 편승하는 추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피어테크와 손잡고 디지털 자산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함께 디지털 자산 시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디지털 자산 유동화 외에 예술품, NFT 등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한 자산 사업까지 분야를 확장하기로 합의했다.
NFT는 토큰 1개당 가치와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예술작품, 게임 아이템, 가상세계의 아바타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NFT와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와 따로 분리해서 볼 수 없다.
25일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메타버스의 공간 속에서 유저간의 거래를 할 때 NFT가 쓰일 수밖에 없고, NFT 내에서도 메타버스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면서 “온라인 상에서 아바타를 통해 사회활동을 하는 Z세대가 급증하면서 경제활동도 같이 증가할 것이다. 메타버스의 세계에서는 NFT가 충분히 재화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의 부동산 거래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와 NF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의 NFT 가격 급등은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 새롭게 열리는 세계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지만, 투자를 함에 있어서 반드시 주의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큰 자산으로 판명된 것처럼 NFT 가치의 버블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더리움의 대표적인 지갑 인터페이스인 마이이더월렛(MEW)의 CEO인 코살라 헤마찬드라(Kosala Hemachandra)는 최근 암호화폐 전문미디어인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NFT가 화두지만 광풍(hype)은 곧 사그라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NFT의 매력은 소유권이 아닌 소유권이 있는 상태"라면서 "현재 버전의 NFT가 더 크고 광범위한 사용 사례,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유형 자산의 소유권 증명과 같은 법적 조치를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때부터 정말 흥미로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