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한파에 자동차업계 TSMC에 긴급 구조 요청
현지 웨이퍼 공장 문닫아…‘TSMC 자동차 칩 우선 공급 결정’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특히 자동차용 칩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엔 미 텍사스에 유례없는 한파로 현지 반도체 관련 생산업체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만의 TSMC가 긴급 공급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업친데 덮친격, 자동차 칩 부족사태 악화
디지타임 리서치가 전하는 대만 아날로그 IC업체들 소식통에 의하면 TSMC는 19일 자동차 칩 거래처, 즉 GM포드나 아우디,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반도체 칩을 최우선적으로 공급하는 수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했다.
이들 업체들은 가뜩이나 칩 부족으로 생산공정이 원활하지 않은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텍사스의 유례없는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더욱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들의 간절한 호소에 TSMC가 자동차 칩 생산을 늘려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칩 공급 부족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업무나 재택 생활이 늘어나면서 이에 맞는 컴퓨팅 디바이스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 원인이 있다.
그 바람에 태블릿 PC 생산도 칩 부족으로 크게 줄었고, 마침내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로 인해 생산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런 와중에 텍사스에 몰아친 한파로 인해 특히 북미권 자동차 업체들이 큰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생산에 지장을 초래하는 칩 부족 사태를 완화하기 위해 TSMC와 그 협력업체들에게 물량 공급을 간절히 호소했고, 심지어는 ‘부르는대로 값을 쳐주기로’ 약속까지 했다.
자동차 업계, ‘웃돈’ 얹어주며 읍소
칩 생산을 위한 주조 공장들이 자신들의 주문에 최우선적으로 응할 경우 그 대가로 추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에 마침내 TSMC가 자동차 칩 주문 SHR(슈퍼핫런), 즉 최우선 수주에 합의한 것이다.
그야말로 갑과 을의 관계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TSMC와 대만 주조 공장들이 전폭적으로 수주에 응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그것만으론 자동차 업체들의 문제를 완화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계속되고 있는 혹한의 날씨로 인한 현지 웨이퍼 공장들의 생산 차질이다.
천재지변에 의해 생산이 중단된 만큼의 물량을 회복히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텍사스 주를 강타한 겨울 폭풍의 영향은 특히 8인치 웨이퍼 제작을 요구하는 하이엔드 NOR 플래시와 칩 등 특정 반도체의 세계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대만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호황, 한국도 매출 증가세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대만 3대 파운드리 하우스는 2021년 전체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TSMC의 생산시설이 대폭 확충되는 금년 하반기나 내년이 되기까진 이같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런 가운데 대만과 한국 등의 반도체 업체들은 전에 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상위 3개 반도체칩 용 주조 공장의 총 수익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여 2021년에는 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한국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제품(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칩)을 합치면 2021년 1분기에 0.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