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 부가가치 2019년 -1.4%, 경쟁력 약화 우려"

현대경제연구원, '국내 고부가 산업 동향과 시사점' 발표 '디지털, 친환경' 고부가 산업구조로의 전환 촉진 위한 정책 마련 시급

2021-01-17     임규진 기자

국내 제조업의 부가가치가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고부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고부가 산업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이 '–1.4%'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4차산업혁명 관련 정책이 본격 추진된 2010년대 중반 이후 제조업 부가가치 성장세가 둔화, 고부가 산업 전반의 경쟁력 하락도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9~18년까지 10년을 5년 단위로 나눠 제조업 총부가가치의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2014~18년 4.6%로 이전 5년간에 비해 3.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현대경제연구원)

국내 고부가 산업의 성장성을 살펴보면 국내 고부가 산업의 총부가가치 증가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고부가 산업 비중이 하락하고 세계 고부가 산업 점유율도 3% 초반에서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고부가 산업 총부가가치는 지난 10년간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대 GDP 비중은 2013년 17.9%까지 상승한 후 2018년에는 17.1%로 하락했다. 국내 고부가 산업이 전세계 고부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3.1%로 올라선 후 장기간 3.3~3.4% 수준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경연은 “중국의 경우, 전 세계 고부가 산업 비중이 2018년에 24.2%까지 상승, 미국 25.5%를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내 고부가 산업 내 기업 R&D 투자는 경쟁국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세 둔화는 물론 고부가 서비스 부문에 대한 R&D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고부가 산업 내 기업 R&D(PPP 달러 기준) 투자는 2009~18년 동안 연평균 10.3% 증가(고부가 제조업 +10.2%, 고부가 서비스업 +10.4%). 미국 7.6%(2009~17년), 독일 6.8%(2009~17년), 일본 3.0%(2009~18년)보다 높은 수준인 것을 나타났다. 단, 2014~2018년 연평균 증가율은 8.5%로 이전 5년간에 비해 4.1%포인트 감소했으며, 고부가 산업 R&D 중 고부가 서비스 비중이 6.0%(2009~18 누적기준)로 비교 기간은 다르지만 미국 31.4%, 일본 11.6%, 독일 10.4%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외 경쟁력면에서 살펴보면  첨단기술제조업이 고부가 제조업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으나, 고기술제조업은 수출이 감소하면서 고부가 제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경연은 “지난 2010~18년 전세계 고부가 제조업 수출 대비 한국 비중도 5.0~5.3%로 정체됐다”면서 “현시비교우위지수와 무역특화지수 분석 결과, 첨단기술제조업 비교우위 강화로 전체 고부가 제조업 비교우위가 상승한 가운데 고기술 제조업 비교우위는 약화됐다”고 말했다. 

또,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정체되는 가운데 무역수지적자가 확대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출경쟁력도 비교열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증가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정체되고 있고, R&D서비스업 부문의 수입 급증으로 무역수지적자 폭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현시비교우위지수와 무역특화지수로 본 고부가 서비스 수출경쟁력은 비교열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공=현대경제연구원)

한편, 고부가 직종 비중 확대, 경쟁국과의 격차 축소 등 고용 창출력은 개선되는 것으로 평가되며, 최근에는 고부가 서비스업 인력 부족률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국내 고부가 직종(관리자, 전문가, 기술자) 고용 비중은 2018년 39.7%로 상승, 동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 47.4%와 격차가 축소됐다고 언급했다. 국내 고부가 산업 인력부족률은 고부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락, 2017년 상반기 2.5%에서 2019년 하반기 1.7%로 개선되었으나, 고부가 서비스업은 최근 상승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경연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고기술 제조업에 대한 고부가화를 추진하고, 업종 전환을 촉진하는 즉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고부가 제조업과 고부가 서비스업이 동반 성장하는,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서비스 제조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선 제조업체과 서비스업체 간 '디지털 생태계' 구축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친환경' 고부가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정책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