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넷플릭스 추격, 주가 13% 급등... 아직은 불안정"

디즈니플러스, 런칭 1년 만에 넷플릭스의 43% 가입자 수준  KB증권 "디즈니랜드 매출 회복이 절실"

2020-12-16     윤수은 기자

디즈니는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각) OTT 채널 ‘디즈니플러스’ 가입자수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익일 주가가 13% 급등했다. 디즈니의 2024년(회계연도) 예상 가입자수는 2억3000~2억6000만명으로 현재 넷플릭스의 2억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디즈니의 새로운 OTT(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가입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펀더멘털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판단"이라고 15일 밝혔다. 

(제공=KB증권)

11월 말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수는 8700만명으로 런칭 1년 만에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수인 2억 1백만명의 43% 수준으로 성장했다.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시작한 연도는 2011년이며, 2016년 4분기 기준 8900만명의 가입자를 달성한 바 있다. 디즈니는 FY2024년 예상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수를 6000~9000만명에서 2억3000~2억6000만명으로 상향했다. 기존 채널인 ESPN+(스포츠 채널), 훌루(Hulu)를 합산할 경우 3억~3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빠른 성장만큼 높아진 디즈니 주가, 디즈니랜드 매출 회복이 절실
KB증권은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성은 놀랍지만 신사업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다”면서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주가가 다소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 자사주매입 감소, ▲ 코로나19로 인해 안정적으로 현금이 발생하던 디즈니랜드 매출 부진, ▲ 비용 및 부채 증가에 따른 펀더멘털 약화다. KB증권은 “2017년 이후 총주주환원율이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던 디즈니랜드(공원 및 소비자 제품 부문)매출도 2019년 3분기 33%에서 16%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 및 OTT 부문의 3분기 매출은 48억5000만달러(약 5조3000억원)로 코로나 이전 2019년 4분기 디즈니랜드 매출액 74억달러(약 9조원) 대비 아직은 적은 금액이라는 것. 디즈니의 3분기 세전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으며, 분기 이자 비용은 4억4000만달러(약 4815억원)에 달한다.  

입장이 바뀐 디즈니와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12MF ROE(12개월 선행 자기자본 이익률)는 디즈니보다 안정적인 우상향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2MF P/B(주가순자산비율)가 하락해서 주가 부담감도 낮아졌다. KB증권은 “2012년 이후 주주환원 없이 자기자본 이익률 상승세를 기록 중인 점은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성장기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제공=KB증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향후 3년 EPS CAGR(연평균 복합성장률)과 12MF P/E를 반영한 PEG 배수는 두 기업 모두 1.6배로 동일하지만, 12MF ROE는 넷플릭스가 25.9%로 디즈니의 3.7%를 상회한다. 지난 14년간 EPS와 BVPS(주식1주당 순자산가치)의 CAGR을 비교해도 넷플릭스의 주당 이익 성장이 주당 자본금 성장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디즈니는 BVPS CAGR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KB증권은 디즈니 주식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출 감소 ▲ 부채 증가 ▲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 감소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