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 “‘디지털 트윈 2.0’ 시대 열린다”

설비‧시스템 복제 넘어 ‘인간 행태‧사람과 조직 상호작용 가상화’

2020-12-09     김홍기 기자

디지털 트윈은 실제 현실이나 물질 세계를 복제하거나 가상화시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현재의 디지털 트윈은 각종 설비나 기기, 시스템 등 기업이나 조직의 물리적 디바이스를 복제하고 제어, 운용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람과 조직, 비즈니스 체계 등 보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문에 대한 복제와 운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스템과 장치 복제 수준의 ‘1.0’보다 진화

미국 IDG의 기술전문 저널리스트 애드리안 브리지워터의 경우 전자가 디지털트윈 1.0이라면 후자를 디지털트윈 2.0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라선 그런 분류 자체가 애매하다는 이견도 있지만 일단 디바이스나 장치와 이를 운용하는 사람 중심의 체제를 분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만 하다. 한 마디로 브리지워터가 말하는 디지털트윈 2.0은 디지털 방식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복제하고 이를 현실의 물리적 비즈니스 시스템과 병존하며 제어, 운용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사람과 사람간 혹은 조직과 인간, 기업과 기업 간의 상관관계와 피드백 과정을 복제하고, 복잡한 상호작용을 복제하고 운용한다.

이는 다시 말해 사람의 역할과 프로세스의 복제에 초점을 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과 조직간의 피드백 과정을 분석, 예측하며 프로세스 진행을 제어하거나 조율하기 위해 끊임없이 데이터를 분석,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복잡한 설비나 스마트시티 같은 시스템에서 이를 운영하는 사람과 시스템간의 상호작용이나 운영 과정의 각종 변수, 경우의 수 등을 예측하거나 검토할 수도 있다. 즉, 사람이나 특정 부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체 조직을 포함한 실제 세계의 구성요소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복제하는 것이다.

 

인간의 행태‧삶의 구성요소를 엔지니어링

디지털트윈 1.0이 자동화와 원격 제어, 물리적 시스템의 가상화 등에 주력한다면 이는 기업활동이나 인간의 삶 전반을 복제, 또 하나의 복제된 인간세계와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금융이나 결제 프로세스, 시설과 시스템 유지보수 절차, 고객 분석과 관리, 복잡하고 다양한 에너지 자원에 기반한 전력망 운용과 예측, ‘두뇌’가 있는 도시로서 스마트 시티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복사하는 것이다.

앞서 브리지워터 등 디지털트윈 2.0 개념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은 “디지털트윈 2.0은 일단 완성된 제품이나 데이터의 엔드투엔드 플로우를 설명하거나 모델링하는 데 유용하다”면서 “나아가 조직 자체의 운영 효율성을 도모하는 소프트웨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조직의 운영 합리화,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평소의 적응력이나 대처능력의 향상, 구성원과 조직 간의 합목적적인 관계 형성 등도 추구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이나 사람의 행위를 다양한 형태로 복제함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특정한 행위들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 대고객 관계에서도 이는 매우 유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나 고객층을 분석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며 시장 외적인 상황이나 변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조직관리와 경영 전반에 디지털2.0이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즈니스 사슬 점검‧시각화 등이 전제조건

다만 디지털트윈 2.0의 도입과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도 있다. 무조건 도입하기 전에 조직 자체의 비즈니스 사슬과 형태를 점검하고 직원이나 구성원들이 이런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어떤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 가상의 디지털화된 시스템과 실제 복제의 대상이 되는 현실 세계의 구성요소나 인간의 행위를 분석하고 추출하는 고도의 마이닝 기술도 필수다. 특히 인간 또는 조직 구성원들의 행태나 구체적 행위를 디지털 트윈으로 재구성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인간의 행태 등을 대시보드나, 그래픽 3D 모델 등으로 시각화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