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래전략
SK하이닉스의 미래전략은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사업이 핵심이다. 승부수는 중국이다. 미중무역분쟁은 변수다.
파운드리 사업확대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중국 팹리스 업체 공략을 확대한다. 생산기지부터 중국 우시로 옮기고 있다. 우시 공장 클린룸을 완공하고 충북 청주 공장의 설비 이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반도체 장비 1206대를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우시 합작법인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금액은 1942억원이다. 중국 우시 공장에서는 연말부터 시생산을 마치고 고객사 납품을 시작한다.
그동안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충북 청주 M8 공장의 200밀리미터(mm) 웨이퍼 라인에서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규모가 작아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이유다. 1000개 이상의 팹리스 업체가 상주하는 중국이 적합한 곳으로 선정됐다.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지난 2018년 7월 우시 정부 투자회사 WIDG와 합작사를 세워 중국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 1분기 현지 공장을 준공해 M8의 공정 장비를 이설하고 있다.
내년부터 점차 우시 비중을 늘리고 2022년 말에는 해당 공장이 파운드리 전량을 담당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우시 공장에서 D램만 양산해왔다. 지난해 우시 C2를 확장 준공(C2F)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는 3분기 누적 매출액 5280억원 순이익 79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대비 8%, 48% 올랐다. 이런 추세면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6615억원)을 넘어 7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 낸드 사업인수
낸드 사업에서는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인수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매출은 지속 상승세다. 인텔 낸드 사업이 합쳐지면 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5년 내 현재 매출의 3배 이상 성장한다는 것이 목표다. 낸드사업에서도 중국 현지 생산이 이뤄진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은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공장 등이다. 인수하게 될 인텔의 다롄 공장은 낸드 생산기지다.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은 월 8만장(12인치 웨이퍼 기준) 수준이다. 청주의 M11 M12 M14 M15 공장 등 총 20만장에서 약 30만장 규모로 대폭 증가하는 셈이다.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의 중국 낸드 시장 공략에 활용될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서버 업체 등이 사용하는 낸드 물량이 상당한 만큼 판매량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는 아직 진행중이다. 계약 규모가 10조3100억원인데, SK하이닉스는 오는 2021년 8조192억원, 2025년 3월 2조2912억원을 인텔에 순차 지급해야한다.
인텔은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자회사를 통해 다롄 팹에서 낸드를 생산하고 설계 및 생산 관련 지적재산(IP)을 보유한다. 발생 매출은 SK하이닉스로 이전된다.
D램 비중 낮추기
낸드와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당연히 반도체 사업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SK하이닉스 매출의 D램 비중은 70% 내외다. D램 업황에 따라 실적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는 파운드리와 낸드 사업을 통해 D램의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전체 2위인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면서 D램과 낸드 모두 삼성전자 1위, SK하이닉스 2위 구도가 완성됐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35.9%) 키옥시아(19%), 웨스턴디지털(13.8%), 마이크론(11.1%), SK하이닉스(9.9%), 인텔(9.5%) 순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인텔의 올해 상반기 낸드 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8억달러(약 3조2000억원), 6억달러(약 6840억원) 규모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이 진행중인 데다 앞으로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 중국 생산 확대가 부담스럽기는 하다. 자칫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현재 낸드 시장은 ‘적층 경쟁’이 한창이다. 128단이 최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도달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제품으로 160단 이상 7세대 수직구조 낸드(V낸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76단 4차원(4D) 낸드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