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결과, 우리 통상환경에도 큰 영향

산업연구원 긴급 보고서 ‘미 대선에 따른 통상정책 전망과 대응방안’ 트럼프 대통령 재선 vs 바이든 후보,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차이 커

2020-11-05     김홍기 기자

2020년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는 경우 통상환경의 완화에 기대를 하면서도 미-중관계 및 환경·노동관련 중시로 새로운 어려움이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기존의 보호무역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및 WTO와의 대립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미 대선 전날 긴급 보고서를 통해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른 통산정책 전망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분석,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의 경우 미-중 관계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며 환경·노동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공급사슬 국내화와 관련하여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슬 구축에의 협조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대해서 직접 협상을 통해서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 및 일본과의 무역협상의 귀추에 대해서 주목하고 공급사슬 국내화와 관련하여 대미투자의 확대와 공급사슬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사진=픽사베이)

 

대중견제 강화와 공급사슬 국내화 강조가 공통점

바이든과 트럼프 통상정책에서의 공통점은 중국에 대한 견제강화와 공급사슬의 국내화를 강조하는 점이다.

즉 미국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의 경제성장이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국과 발생하는 무역관련 이슈는 안보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에의 첨단기술 유출방지를 목적으로 무역·투자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사슬의 국내화 기조는 이미 미국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기업들의 오프쇼어링 등이 미국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왔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따라서 양 후보는 공급사슬의 국내화를 강조하면서 해외에 진출한 미국기업의 국내복귀를 촉구하고 기업의 신규 해외이전을 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과 트럼프의의 대중견제 전략의 차이점

바이든이 당선되는 경우 대중국 견제강화를 위한 동맹과의 결속강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입장 정리가 중요하다.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기존의 대중 견제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동맹국의 협력은 환영하나 바이든과는 달리 미국에게 있어서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보안과 관련된 민감한 분야가 아닌 경우에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트럼프의 통상정책·리스크 비교 및 대응방안 (출처: 해당 보고서는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nformation Technology & Innovation Foundation, ITIF)과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화상 세미나의 논의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공급사슬 국내화 전략의 차이점

바이든의 경우 공급사슬 국내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사슬 구축’이다. 공급사슬의 신뢰성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이 새롭게 구축되는 공급사슬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경우 공급사슬 국내화의 목적은 ‘공급사슬에서의 중국의 배제’다. 따라서 공급사슬의 완전한 국내화가 곤란할 경우 중국을 배제하고 그 외의 국가들과 공급사슬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도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급사슬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자는 보호무역, WTO와의 관계, 무역협정 등에서 차이점을 보일 전망이다. 바이든이 당선되는 경우 트럼프 임기동안 경직됐던 대미통상환경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지속이 예상되어 통상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이며 각종 무역구제조치들의 남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WTO 관련, 무역협정 및 다자간 협상 관련

바이든이 당선되는 경우 WTO의 규범존중을 토대로 관계개선을 추진하고 무역구제조치의 남발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WTO와의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이 받는 개도국 대우의 철폐와 모든 회원국이 동일한 대우를 받는 것을 골자로 하는 WTO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WTO 탈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바이든이 당선되는 경우 미국내 투자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투자가 회복되기 전까지 신규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가 당선되는 경우 다자간 협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보이나 미-중, 미-일 등과의 양자간 무역협상은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귀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우리나의 시나리오 별 통상분야 리스크

바이든이 당선되는 경우의 미국과의 정치적 결속강화를 전제로 한 통상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정치와 통상의 분리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특히 환경 및 노동 중시가 또다른 형태의 보호무역장치로 작동할 수도 있다.

노조의 이해관계가 작용하는 자동차·철강, 환경에 영향을 받는 화학 및 반도체, 노동조건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섬유·의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통상환경이 악화될 우려도 배제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또 법인세 인상 등 기업에 덜 친화적인 정책 추진으로 미국현지에 진출한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는 경우는 무역·통상 분야의 인적구성에 변동이 없어 철강, 자동차 등 업종의 통상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왕의 보호무역조치를 통한 수입규제조치의 남발이 심해질 수 있고, WTO와의 대립에 따른 무역분쟁 조정기능의 무력화 우려가 크다. 또 즉흥적 정책시행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별 통상분야 대응방안

그래서 우리로선 바이든 당선의 경우 미-중 간 관계에서 이해득실에 대한 정밀한 계산에 기반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주문이다. 수출입과 관련하여 환경 및 노동 기준의 강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고, 대미 관계에서의 신뢰 강화를 통하여 미국내 공급사슬에의 참여 기회를 타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는 철강 및 자동차 산업 등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미국의 무역구제조치에 대해서 미국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대중국 견제와 관련해서는 ICT 분야와 지적재산권, 불공정 무역행위 등과 관련하여 미국과 보조를 맞출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다. 공급사슬 국내화와 관련해서는 미국 시장에의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미국에의 투자확대와 더불어 우리도 공급사슬의 다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게 산업연구원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