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비트코인서비스의 의미

2020-11-02     김상철 칼럼니스트

페이팔(PayPal)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거래 및 결제 허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정책적 고민을 늦추기만 할 수는 없다.

 

페이팔, 비트코인 추가

페이팔에 비트코인이 추가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기업인 페이팔(PayPal)이 비트코인등 가상자산(암호화폐)의 거래 및 결제를 허용한다. 35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 기업인 페이팔(PayPal)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거래 및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페이팔은 올해 안으로 암호화폐 4(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의 사고팔기 기능을 추가하고 내년 초부터는 모든 온라인 가맹점에서 결제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미국 내 페이팔 계정 소유자는 몇 주 안에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들은 앞으로 260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으로 쇼핑이 가능해진다.

페이팔은 이번 서비스 출시를 위해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서 가상자산 취급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미국 내 가상자산 기업들과 협업해 '페이팔 지갑' 서비스를 론칭하기로 했다. 페이팔은 내년에는 해외 사용자들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페이팔에서 바로 주요 암호화폐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페이, 국민 포털인 네이버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것에 비유할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의 잠재력

가상화폐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은 과연 암호화폐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냐는 문제였다. 그러나 세계 35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최대의 온라인 결제기업이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를 허용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세계 최대 간편 결제 기업 페이팔이 가상화폐 거래와 결제 서비스에 나서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두자릿수 급등했다. 이달 초 대비 시세는 2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이번 상승은 가상화폐 보편화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기관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마침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은 앞으로 비트코인이 금과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2017년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비트코인은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의견을 보였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사기(Fraud)”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대안자산으로 금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졌다며 장기적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기업들의 비트코인 채택이 늘어나며 금과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고민을 시작해야

페이팔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페이팔 이용자는 암호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이때 판매자는 암호화폐로 정산받는 것이 아닌 법정화폐로 정산을 진행하게 된다. 아직 암호화폐로 거래가 이뤄지기에는 판매자들의 반발과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여전히 남아있다. 여전히 일상적 사용과는 거리가 멀고 페이팔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5년 이후에도 암호화폐가 거래 통화로 사용될 것 같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암호화폐는 익명성과 국제송금이 쉬운 특성 덕에 범죄에 활용되기도 쉽다. 아직은 갈길이 멀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500억달러 수준이고 금시장은 ETF를 포함하여 26000억달러규모에 육박한다. 아직까지 비트코인이 금시장을 따라가려면 10배이상의 자산가치 상승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우리 정부는 애초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에 부정적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규제만으로 대안을 찾는 일을 외면할 수는 없다. 자칫하면 늦는다. 이미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개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3일 실물 형식이 아닌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화폐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인민은행법 개정 안을 입법 예고했다. 유럽도 내년에 디지털 유로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디지털 화폐 역시,우리는 느리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관련 연구를 시작, 8월부터 디지털 화페 업무 프로세스 분석과 외부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