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시대…가상기술 활용 ‘디지털 휴먼’이 뜬다

일종의 아바타 역할…가상공간서 사람 움직임 예측, 현실에 투입

2020-09-29     김홍기 기자

이른바 ‘디지털 휴먼’이 포스트 코로나에 맞는 ‘비접촉’을 실현하는 신종 기술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최근 리서치 기관인 IRS글로벌이 일본의 전문매체 ‘디지털리스트’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 구조 및 움직임을 데이터화하여 분석하고 가상공간에서 마치 실재하는 사람처럼 움직임을 재현하는 ‘디지털 휴먼’ 기술이 그 대안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 주로 제조업에서 활용돼 왔지만 비대면 비접촉의 유용한 기술로 산업과 경제 일반, 그리고 일상생활에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2019인공지능대전’에서 관람객이 가상 공간 기술을 체험해보고 있다.

 

일본 등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어

IRS글로벌은 주로 일본의 사례를 들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스위치 부품 등 전장부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역시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즉 사람의 손에 적외선 반사 마커를 붙여 스위치를 조작하는 모습을 계측하고 스위치를 사용해 조작하는 손 모델을 디지털 휴먼 기술을 통해 컴퓨터상에 재현한다.

이를 통해 스위치의 조작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비접촉으로 조작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자동차 공정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휴먼 기술로 자동차의 창틀을 모방한 설비를 만들고 문을 열고 내리는 사람의 동작을 모션 캡처를 통해 스캔한다.

컴퓨터상에 재현된 디지털 휴먼이 미묘하게 각도를 바꿔가면서 200회 이상의 승차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자동차 문의 원활한 조작 여부나 승하차감을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다.

 

상품‧부품의 적합성 사전 예측 등 생산성 제고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해 상품의 적합성이나 기능성 등을 정량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업계에선 다양한 연령층 및 체형의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다.

예컨대 사람이 앉은 자세로 편하게 손을 뻗을 수 있는 범위나 몸에 부담이 덜 가는 동작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설비의 형태 등 연령대별로 각기 맞춤형 인체공학적 설계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또 제조업체에서 부품을 집어 들고 옮기고 내려놓는 동작이 작업자에게 주는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제 보여줄 수도 있다. 그 결과치에 따라 작업 부담을 줄이고 효율을 향상시키는 등 공정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나 대신 나의 ‘디지털 휴먼’을 회의 참가시켜

디지털 휴먼은 또 코로나 상황에서 비접촉 신분 확인이나 보안용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뉴질랜드에선 이런 목적의 완전 자율형 디지털 휴먼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실제 사람처럼 대화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일종의 디지털 경찰관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며 긴급 범죄 신고 접수나 응대를 디지털 휴먼이 대신 하기도 한다. 또 디지털 의사 역할도 한다. 환자의 질문에 디지털 휴먼이 답함으로써 원격 의료 이상의 효율성을 기하기도 한다.

 

뉴질랜드, ‘코로나 방역’ 전선에도 투입

뉴질랜드에선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일반 시민의 각종 문의에 대해 디지털 휴먼이 일일이 상담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또 일본의 의류업계에선 CG를 통한 재현과 AI를 조합한 버추얼 휴먼을 모델로 데뷔시키기도 했다.

일반 매장에선 사람 대신 디지털 휴먼을 활용하는 사례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는 또다른 무인 점포 등 비접촉 영업 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역시 디지털 휴먼 기술을 접목한 분신 로봇 및 산업용 로봇도 있다. 만약 교통체증으로 내가 회의에 늦기라도 하면 나 대신 분신 로봇을 회의에 참가시킬 수도 있다.

또 코로나 확진자의 격리시설에도 이용되고 있다. 즉 감염이 두려운 시설 직원들 대신 분신 로봇이 입소자와 소통하며 감염 확대를 방지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또 다른 아바타 ‘분신 로봇’도

디지털 휴먼에 의한 공장 자동화, 무인화도 추진되고 있다. 일본이 경우 공장 내 부품 및 중간 제품 운반 작업에서 디지털 휴먼 기술이 접목된 물류 지원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사람이 혼자서 여러 대의 물류 지원 로봇을 조작함으로써 공장 내의 물류를 효율화했다. 이는 인력 절감은 물론,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식이다. 이처럼 ‘비접촉’ 작업 환경을 실현하기가 어려운 제조업 분야에서 디지털 휴먼 기술은 더욱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