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데이 “한국 전지 기업에 기회와 위협 요인 공존”
기대했던 초장거리 배터리 등 혁신 기술에 대한 구체적 언급 無 2022년까지 파나소닉/LG화학/CATL 등 협력사와의 배터리 구매물량 지속 확대할 예정 일론 머스크 “원가절감 통해 3년 후 2만5000달러의 테슬라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는 ‘소문난 잔치’였으나 배터리 기술 진보 수준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 채 끝났다.
테슬라의 주주총회 및 배터리 데이가 한국 시간으로 9월 23일 오전 5시 30분부터 열렸다. 이번 배터리 데이는 초장거리 배터리(100만 마일=160만km) 공개 가능성, 실리콘 소재 등 신소재 배터리 소개 및 테슬라의 배터리 대규모 생산계획 등이 행사를 통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됐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원가절감이 충분히 가능하며 이는 배터리셀 제조과정의 단축과 신규 소재 활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원가절감을 통해 3년 후에는 테슬라에서 2만5000달러의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배터리 가격 하락과 충전 시간 단축, 주행거리 향상을 통해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기존 논리를 되풀이했다.
테슬라 측은 행사를 통해 기존 전지 대비 용량 5배, 출력 6배, 주행거리는 16% 증가하는 새로운 원형전지, 일명 ‘4680전지’를 공개했지만 상업생산은 2~3년 이후라고 밝혔다.
이에 투자자들은 기술 진보에 대한 실망감을 보이며 테슬라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6.9%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에 대해 24일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테슬라는 실리콘을 이용한 음극재 생산 등 신소재 배터리 소개는 분명히 있었으나, 기대했던 초장거리 배터리 등 혁신적인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한 달 뒤에 완전자율주행 베타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백 연구원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기업에게는 기회와 위협이 모두 존재하는데, 긍정적인 부분은 테슬라 측이 2022년까지 파나소닉‧LG화학‧CATL 등 협력사와의 배터리 구매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란 언급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빠르게 판매량이 증가하는 모델3 배터리를 상당기간 LG화학 등 협력업체를 통해 공급받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소식이라는 평가다.
이어 “장기적인 배터리 수요증가를 예상한 점도 긍정적”이라며 “테슬라는 전기차 수요증가로 인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지 않는다면 2022년 이후 물량 부족 이슈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기술혁신을 통한 배터리셀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점은 국내 전지업체에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백 연구원은 “특히 실리콘 소재를 활용하여 음극재 생산 시 중간 과정을 생략함으로써 기존 대비 20% 이상 원가절감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는데, 향후 테슬라에 공급하는 배터리셀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실리콘 소재 등 신소재 기술의 경우 한국 배터리기업보다 기술측면에서 이미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기업의 신소재 개발 속도가 느릴 경우 장기적인 원가 및 기술 모두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