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클라우드 게임진출 확대
반응은 아직 미지근, 전망도 엇갈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통신사들이 통신 시장을 넘어 게임 시장으로까지 경쟁을 확대히고 있다.
이통사들, 경쟁적 클라우드 게임시장 진출
16일 SKT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을 통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K는 이번 정식 발표에 앞서 지난 1년여간 '5GX 클라우드 게임'의 베타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은 통신사와 상관없이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월 16,700원에 1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게임을 무제한으로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는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 앱을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서 원하는 게임을 골라 스트리밍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엑스박스 기기를 보유했다면 집에서는 콘솔 기기로 즐기고, 집 밖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즐기면 된다.
KT도 이미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내놓은 상태다. KT는 스마트폰에서 PC와 콘솔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박스'를 지난 8월 정식 출시했다. 게임 박스는 월 9,900원의 유료 서비스로 통신사와 관계없이 가입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연말까지 5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된다. KT의 게임박스는 해외 사업자와 제휴를 맞은 SKT나 LG유플러스와 달리 자체적인 플랫폼 구축에 힘을 쓴 것이 특징이다. KT는 현재 110여 종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올해 일찍 엔비디아와 손잡고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지포스 나우'를 선보였다. '지포스 나우'는 앞선 SKT와 KT의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다. 타 통신사의 서비스들이 구독형 모델로 게임을 즐기는 형태라면, 지포스 나우는 스팀(steam) 등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게임을 외부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월 12,900원의 프리미엄 버전은 플레이 세션이 최대 6시간에 달하며, 대기 시간 없이 우선 접속 권한을 준다. 지포스 나우는 서비스 기간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긴 만큼 300여 종의 게임이 지원된다. 스마트폰은 물론 유플러스의 IPTV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소비자들의 반응
이동통신사들의 클라우드 게임 진출이 활발하지만 정작 소비자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가장 중요한 통신환경 때문이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자체는 반갑지만 이 서비스를 정말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5G 환경이 준비돼 있느냐를 두고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일반적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5G가 자주 끊겨 LTE로 전환되는 비중이 높고 5G가 지원되지 않는 지역도 많은데 클라우드게임을 이용할 때도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5G가 잘 안 터지는 환경에서 클라우드 게임은 불완전한 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에서도 5G 네트워크 품질 문제 등을 들어 아직 클라우드 게임시장이 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게입업계에서도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빅3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통 3사 신규 서비스 참여에 적극적인 게임사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통3사가 내놓은 클라우드게임 서비스의 이용가격을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이통3사는 클라우드 게임서비스를 구독형 서비스 모델로 제공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의 클라우드 게임 기본 서비스의 월정액 가격은 각각 1만6700원, 1만2900원, 9900원이다. 이에 비교한다면 클라우드 게임서비스가 제공하고 있는 게임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반응이다. 한 달 1만 원대 수준으로 100개, 200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보유한 게임 목록을 살펴보면 정작 끌리는 게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통3사의 기대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돌리고 이용자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TV, PC, 콘솔(가정용 게임기) 등에서 기기의 성능, 용량에 제한받지 않고 높은 사양의 게임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점에서 ‘미래형 게임’으로 불린다. 전체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게임업계에서는 아직 클라우드 서버 등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읽어오는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여전히 입력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 통신사의 경쟁적인 클라우드 게임 출시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통3사는 클라우드 게임서비스에 여전히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서비스가 5G서비스 이용자들이 줄곧 불만으로 제기해온 특화 콘텐츠의 부재를 채워줄 서비스라는 것이다. 클라우드 게임서비스가 5G서비스로 자연스런 이동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해까지 클라우드 게임서비스 가입자 10만 명, 3년 안에 1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클라우드 게임서비스가 5G 가입자와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실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올해 5억5천800만 달러(약 6천500억원)에서 2023년 48억달러(약 5조6천4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