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진과 확진자 접촉․치료…사람 대신 ‘방역로봇’ 맹활약
UV자외선 기능․펄스드 제논 기술 등 소독․검체추출․물품 전달․수칙 준수 홍보 등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만명을 넘는 가운데 인간 대신 방역로봇이 감염병 치료의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비접촉․비대면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정착되면서 코로나 방역의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선 이미 광범위하게 실용화되고 있으며 미국, 유럽, 홍콩 등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실용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미 서울의료원 등에서 임상 보급되고 있다.
중국․싱가포르 등서 활발하게 실용화
그동안 소독․살균 로봇, 병원에서의 검체 이송용 물류로봇 등 일부 기능을 로봇이 맡아왔으나 최근 ‘코로나 19’ 팬데믹에 따라 실내 공간 소독, 실외 방역, 그리고 음압실 등 확진자 격리시설이나 자가격리자 등에 대한 음식물이나 물품․약품 등의 배송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 확진 여부를 가리는 감염 탐지, 감염 우려 지역 순찰 및 홍보, 검체 채취 등 검진, 정보 모니터링 등 다양한 로봇이 개발되거나 실용화되고 있다.
특히 로봇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중국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 주도로 대규모 격리 수용시설에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에게 식사를 배달하는 로봇, 원격 화상상담 로봇, 약을 전달하는 네 발 달린 로봇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에 자외선 램프 장착
한국로봇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선 대체로 살균과 소독, 격리시설 출입, 검진 등의 용도로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 덴마크의 UV소독로봇 ‘UVD 로보틱스’는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로봇 위에 254nm 파장의 자외선C(UVC) 램프를 올려 세균과 박테리아를 박멸한다. 이는 또 실내의 구조를 확인한 후 1∼2분에 걸쳐 한 자리에서 소독하고 다른 자리로 이동함으로써 최대한 사각지대 없이 자외선 소독을 실시한다.
사람보다 더 꼼꼼하게 소독하며 청소 직원이 운영할 수 있도록 인간 친화적인 설계를 가한 제품이다.
스스로 이동하면서 철저히 소독
미국의 살균로봇 ‘제닉스 로보틱스’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역시 전통적인 자외선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펄스드 제논(Pulsed xenon)’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가미해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 세포벽을 침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심지어 에볼라․노로바이러스․인플루엔자 등까지 살균할 수 있다.
홍콩의 ‘VHP 로봇’은 소형 냉장고에 바퀴를 단 형태다. 사람이 소독하기 힘든 곳까지 이동하면서 소독약을 살포하고 로봇의 이동 경로와 소독 장소를 설정해두면 스스로 이동하면서 소독할 수 있다.
20m 이내의 거리에선 사람이 리모콘으로 제어하고 자동모드에 놓으면 8개의 객차로 이뤄진 철도 차량을 4시간만에 소독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대당 한화로 약 1억5700만원으로 아직은 가격이 비싸다는게 단점이다.
병원균 DNA․RNA에 자외선 조사
루마니아의 UV-C 멸균 로봇 ‘모듈랩’도 최근 많이 알려진 케이스다. 이는 UV-C(자외선) 형광 튜브를 장착해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병원균의 DNA와 RNA에 자외선을 조사해 박멸한다.
또 자율 로봇 플랫폼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장애물을 미리 인지해 회피할 수도 있으며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최근 이는 ‘아고라 로보틱스(Agora Robotics)‘와 협력해 자율 로봇 내비게이션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이를 다시 산업용 클리닝 플랫폼과 통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밖에 각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독로봇 ‘할(Hal)’과 ‘디(Dee)’도 주목을 끈다. 이는 대표적인 병원균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diff)을 박멸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R2-D2’ 크기이며 역시 자외선(UV) 광선을 이용해 살균 및 소독 작업을 진행한다.
격리자 호출․소통 기능도
각 국에선이처럼 모바일 로봇에 UVC(자외선) 램프, 또는 소독액을 분무하는 장비를 장착한 케이스가 많다. 특히 바닥청소에도 로봇에 소독액을 바르는 방식을 적용하거나 자외선 램프와 소독약을 바닥에 살포해 살균하기도 한다.
실외 소독의 경우도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에 소독액 분무기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으며 넓은 실외 공간에선 아예 방역 드론을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병원 등의 격리시설엔 작업자의 지시에 따라 지정된 장소에 의약품이나 식사 등을 공급하며 음성으로 격리자를 호출, 소통하기도 한다. 일정 이내의 거리에서 손을 감지하고 소독액을 분사하기도 하며 병실을 이동하면서 카메라 등으로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 의료진에게 알리기도 한다.
방역 로봇은 특히 비접촉 검진이나 검역 등에 요긴하게 활용된다. 모바일 로봇을 활용, 비접촉으로 발열을 감지하거나 인후나 눈동자 등을 검사해서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또로봇 팔을 이용해 검체를 체취하고 원격 모니터링으로도 검체를 채취하기도 한다.
감염 우려 지역이나 대상에 대한 검역을 하거나 이들 대상에 대한 순찰 및 방역 홍보를 맡기도 한다. 이런 경우 자율주행 모바일 로봇을 활용, 거리 순찰이나 체온 검측을 실시하고 스피커를 통해 불필요한 접촉이나 외출을 만류하고 방역수칙 준수를 권고하기도 한다.
국내서도 로봇한업진흥원 중심으로 개발 가속화
우리나라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방역 로봇 개발과 보급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진흥원은 서울디지털재단, 서울의료원 등과 함께 협업하면서 현재 서울의료원에 3종 6대의 방역로봇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高)집적 LED를 활용한 UV 살균 로봇으로, 발열(자가)진단 서비스, 자동분사 손 세정, 방역 관제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 플랫폼에 기반을 둔 것이다. 이는 또 대상 추종방식의 물류로봇 기능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