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스마트폰 전략은?…‘보급형 확대·이미지 제고’ 동시 조준

2020-08-13     김상철 기자
(사진=LG전자)

보급형 5G 스마트폰
LG전자가 보급형 5G 스마트폰으로 하반기 5G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첫 보급형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LG Q92 5G'를 이달 28일 국내에 출시한다.

출고가는 54만5000원이다. 국산 5G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삼성전자 보급형 5G 스마트폰 '갤럭시A51 5G'(57만2000만원)보다 2만7000원 낮은 가격이다.

현재 이통 3사와 세부 조율 작업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출시에 이어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도 순차로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LG 벨벳과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765(G)을 탑재한다. 또 6GB 램을 장착하고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LG 벨벳보다 사양이 다운그레이드 된 버전으로 예상된다.

카메라는 4천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에,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카메라, 2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로 구성된 쿼드 카메라를 장착하며, 측면 지문인식 센서도 탑재된다.

안드로이드10 운영체제가 적용되며, 15W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4천200mAh 배터리를 탑재한다. 중저가 5G 스마트폰 출시는 물론 력 시장에서 5G 고객을 선도적으로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차별화된 신제품도 준비중
중저가 5G스마트폰과 더불어 올 하반기에는 차별화된 폼팩터의 5G 스마트폰도 선보인다. 코드명 '윙'으로 알려진 새로운 LG 스마트폰은 메인 스크린이 가로로 회전되는 스마트폰이다.

6.8인치 메인 스크린에 4인치 보조 스크린이 장착된 새로운 폼팩터로, 메인 스크린을 가로로 회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모델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가로로 회전시킨 디스플레이로는 영상을 즐기고, 세로 형태의 4인치 보조 스크린은 키보드로 활용할 수 있다.

6.8인치 바(bar)형에 4인치 정사각형 모양의 보조 디스플레이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메인 액정을 가로로 돌리면 세컨드 스크린이 표출돼 두 가지 작업을 가능케 한다. 해당 제품은 이르면 9월 말 출시될 예정이며, 100만원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양면 전략
1천달러 이상의 가격대에서는 차별화된 폼팩터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고객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며, 이같은 인식위에서 트렌디한 디자인과 고객에게 의미 있는 스펙에 집중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매출을 확대한다는 것이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다.

중국 업체의 추격에 맞서기 위해 중저가 브랜드를 공략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차별화된 한정판도 고민하는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지속적으로 가격대를 낮춘 5G 스마트폰으로 5G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달 북미에도 매스 프리미엄 제품인 5G 스마트폰 'LG벨벳'을 출시했다.

지난 5월 국내에 먼저 출시됐던 LG 벨벳은 6.8인치 OLED 대화면에 물방울 카메라, 3D 아크 디자인 등을 강조한 제품으로, 준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추면서도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격을 낮춘 '매스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고 나왔다.

2분기 실적의 시사점
이 같은 전략은 사실 효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는 올 2분기 코로나19 여파에도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거뒀다. LG전자는 2분기 확정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49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2조8338억원로 17.9% 줄었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년 연속 1조5000억원을 상회했다.

부분별로 보면 특히 생활가전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초과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신가전 가운데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 본부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매출 1조3087억원, 영업손실 2065억원을 냈다. 2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적자 폭은 줄였다.

손실은 여전했지만 규모가 줄었다는게 의미가 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1.1% 증가했다. LG 벨벳 출시와 함께 북미와 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었다.

글로벌 시장 공략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 멕시코, 브라질, 한국(모델명: LG Q61) 등에 ‘K 시리즈’를 출시했다. 현재 K 시리즈가 출시된 국가는 약 15개 국이다. LG전자는 3분기에도 K 시리즈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

LG전자는 지난 5월 북미 시장에서 K 시리즈 외에도 또 다른 중저가 제품 ‘스타일로 6’을 출시하며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했다. 스타일로 시리즈는 ‘스타일러스 펜’을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지금까지 북미 시장에 모두 6개의 스타일로 시리즈를 출시했다. LG 스타일로6는 200달러대 가격에 6.8형 대화면 디스플레이, 4000mAh 대용량 배터리 등을 갖췄다. 또 전면에 1300만 화소 카메라, 후면에는 각각 1300만, 500만, 500만 화소의 표준, 초광각, 심도 카메라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전망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중저가 보급전략을 펼치고 나선 것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됐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프리미엄 제품만 고집하지 않는 경향도 늘었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의 출시와 함께 실속형 제품들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자체도 보급률이 사실상 포화 상태인 데다 교체 주기마저 길어지면서 둔화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6년 14억 7000만여 대를 정점으로 2017년부터 3년 연속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차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은 확연하게 다르다.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등 5세대 이동통신(5G) 고가 모델이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합작개발생산(JDM)으로 만드는 보급형폰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4G 롱텀에볼루션(LTE)폰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할 4종의 스마트폰은 모두 가격 역시 고가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저가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기기에 주력하는 것은 폴더블폰 대중화를 통한 기기 형태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다, 반면 LG전자는 원가가 낮은 중저가폰 신제품으로 수익성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LG의 스마트폰 사업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차별적인 가격 정책과 소비자 혜택 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요한 차별적 요소가 될 수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ODM 비중은 2019년 30%에서 올해 70%까지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적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확대되고, 베트남으로의 생산라인 이전 등 원가 구조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으로 인도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것도 LG전자에 기회다.

LG전자는 향후 국내에는 Q시리즈, 북미 등에선 K시리즈, 인도 등엔 W시리즈로 중저가폰 라인업을 나누고 이에 맞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LG전자는 'LG 벨벳'의 해외 출시를 늘리고 보급형 신모델의 판매를 확대해 매출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손익 개선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LG의 첫 5G 중저가 스마트폰 'LG Q92 5G'은 그 선도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