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웨어러블’이 가져온 애플의 ‘대박’
1분기 사상 최대 매출, 웨어러블과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적중
웨어러블 장치가 팬데믹 와중에서 발병 감지, 사회적 거리두기, 감염자 격리 확인을 위한 효과적인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질병과 싸우기 위해 웨어러블을 사용하는 기술과 활동이 개발되면 기존 웨어러블 플랫폼에 손쉽게 통합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다보니 웨어러블의 킬러앱은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란 극단적인 예찬론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웨어러블 분야에서 앞서가는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 14분기에만 900억 달러(한화 98조)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와 이를 실감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웨어러블 가치 상승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창궐하면서 사회적 격리를 위해 웨어러블로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갔다.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 또는 국가의 모든 사람들이 감염 여부에 상관없이 즉각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한다.
이런 경우 웨어러블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디오그램(Cardiogram)이라는 애플 워치 앱은 최근 독감이나 코로나19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주로 심박 수와 수면 패턴을 살핀다. 물론 증상을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평소와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를 기반으로 자가 격리를 하거나 의사와 상담해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웨어러블에 주력
애플뿐 아니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도 위험 예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위한 다양한 웨어러블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 비즈니스용 손목형 장치 개발사 프록시(Proxxi)는 전기 공사 중에 고압 전기에 너무 가까이 갈 경우 알림을 울리거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밴드 헤일로(Halo)를 선보였다. 헤일로는 해당 밴드를 찬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약 2m 이내로 접근할 때 이를 감지해 진동을 울린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누가 누구 가까이 접근했는지에 대한 로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접촉자를 대상으로 자가 격리를 위한 알림을 제공할 수 있다.
홍콩 정부는 모든 해외 입국자들에게 14일간 의무 착용해야 하는 손목밴드를 지급하고, 이와 연동되는 SHS(StayHomeSafe)라는 앱을 내려받도록 하고 있다. 앱에 무작위로 알림이 왔을 때 밴드를 착용하고 집에 있는 모습을 촬영해 보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가격리 명령을 어기고 무단이탈하지 않도록 한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최대한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타인에게 전염시키기 전에 격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19는 감염되더라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고, 일부 무증상 감염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전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웨어러블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웨어러블 기술이 가장 발달하고, 첨단의 아이디어를 제품화, 실용화하고 있는 기업은 역시 애플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코로나19’ 덕분에 애플은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애플, 금년 매출 부진 전망…그러나 웨어러블이 역전
사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아이폰 판매고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애플의 매출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그에 비하면 금년 1분기 애플의 매출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대역전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아이폰도 큰 몫을 했다. 아이폰 판매만 7% 이상 늘어난 것으로 밝혀지면서 2018년에 이어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역시 1등 공신은 웨어러블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애플의 웨어러블은 지속적으로 판매기록을 갱신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수 분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관련 서비스와 함께 웨어러블 매출이 늘어 23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웨어러블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연간 성장률이 40%가 넘는다.
팀 쿡의 작년 예언 들어맞아
사실 지난해부터 마치 미래를 내다보기라도 한 듯, 애플 CEO 팀 쿡은 “애플이 인류에 가장 크게 공헌할 분야는 건강”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팀 쿡은 애플 워치의 심전도(ECG) 기능과 애플의 건강 관련 리서치 툴,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을 강조했다.
그가 말한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이란 건강 앱, 활동 측정, 주기 추적, 의학 앱, 최신 센서 설계 등을 말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하지만 그런 툴에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는 전세계적으로 볼 때 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애플의 비즈니스는 회사의 혁신과 가치를 내세워 고가전략을 구사한다. 비싼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소수의 고객만이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회의적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웨어러블으 ‘건강 앱’ 등 히트
그럼에도 팀 쿡은 “건강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쟁점이다. 헬스케어의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성과 새로운 관점이 관건이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치 예언이라도 한듯한 그의 발언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실화되었다. 애플은 팬데믹 와중에 사용자가 건강을 쉽게 관리할 수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대박’을 기록하고 있다.
애플이 선보이고 있는 일련의 헬스케어 툴이 그런 것들이다.‘건강 기록 앱(Health Records app)’은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과 맞물린다. 즉 혈당측정기, 심전도 및 혈압 모니터와 같은 커넥티드 솔루션과 함께 환자가 병원을 벗어난 비대면의 진료와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 밖에도 클라우드 기반 건강관리와 프라이버시를 추구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머신 인텔리전스 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사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비대면의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데이터 분석과 사생활 보호 단계를 추가한 기술로 볼 수도 있다.
머신 비전 인텔리전스도 애플의 장기다. 가우스 서지컬이 개발한 트라이톤(Triton) 앱은 산부인과 수술 시 환자의 출혈량을 모니터링한다. 아이벡스 세컨드 리드(Ibex Second Read) 시스템은 유방암을 검진한다. 이러한 머신 비전 인텔리전스 솔루션들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원격치료 등도 웨어러블 성공에 한 몫
이같은 애플의 기술들이 구체적인 웨어러블 솔루션에 반영됨으로써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는 또 다른 차별화를 기한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병원이나 클리닉이 아닌 집이나 보호시설, 다른 커뮤니티 센터에서 보살핌 받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스마트폰부터 모니터링 장치까지 모바일 기기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애플의 전략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더 많은 원격치료가 제공될 전망이다. AR, 원격 환자 모니터링, 자동화는 가벼운 수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최근엔 5G 기반 원격수술도 진행되었다.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이런 추세를 앞서 읽으며, 적절한 전략을 세웠고, 덕분에 ‘코로나19’의 와중에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