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의 최종 단계는?…인간 수준 ‘인지 자동화 로봇’

AI·머신러닝·RPA 접목 ‘인간의 사고․판단 능력’-무·유인 로봇 능가

2020-07-20     류정희 기자

현재 추세라면 약 5년 내엔 국내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RPA(로봇 자동화)를 수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별개로 인간과 흡사한 ‘인지 로봇’ 수준의 자동화 역시 그 개발과 보급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인지 로봇’은 RPA와 AI가 만난 것으로 AI와 머신 러닝(ML)을 활용해 봇이 이른바 ‘비구조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지 로봇’, 고객 불만, 민원사항 등도 처리
이는 그야말로 인간의 사고나 판단, 추리 능력을 갖추거나 흉내냄으로써 가변적인 주변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단순히 반복, 단순업무만 하는게 아니라 고객의 불만이나 민원사항, 혹은 화를 내며 항의하는 고객에 대한 대응 등과 같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비구조화’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진은 ‘디지털전자전’에 출품된 네이버앰버텍스 로봇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사진=류정희 기자

인간이 생성한 데이터의 대부분은 사실 구조화되어 있지 않다. 정의된 순서의 필드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나, 깔끔한 행과 열로 구성된 스프레드시트 등과 같이 표준화되고 정돈된 형식을 갖추고 있지 않다.

흔히 사람들이 이메일, 채팅, 웹사이트 컨텐츠, 워드 문서 등 다양한 다양한 형태로 생성한 데이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AI나 머신러닝과 결합된 ‘인지 롯봇’은 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적절한 데이터를 분석,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가변적이고 예측불가의 ‘비구조적 데이터’ 처리
보통의 봇은 그렇지 못하다. 기능이 제한되어 있고, 학습된 키 입력을 반복함으로써 구조화된 데이터만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보내온 이메일에 대한 구체적 응답 수준은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AI 기반의 봇은 훨씬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인지 봇은 이전에는 인간만이 이해할 수 있었던 데이터의 패턴 인식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예컨대, 관리비 청구서를 검토하고 관련 정보를 추출해 비용을 지불하는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장 높은 수준의 AI 로봇인 ‘인지 로봇’은 비구조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데이터 형식을 이해는데 비해, 유인 자동화 로봇은 사고와 판단이 필요한 경우 인간이 개입하고 협업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단순, 반복적인 패턴의 데이터 수행 방법을 로봇에 교육함으로써 자동화하는 ‘무인 자동화’ 로봇도 있다.

인지 자동화 로봇을 비롯한 나머지 두 가지 형태의 로봇 자동화를 함께 적용할 경우 가장 이상적인 ‘하이브리드’ RPA 워크플레이스 모델이 구성될 수 있다.

반복, 수동적 디지털작업 등 완벽 처리
이로 인해 RPA는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해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디지털 작업이 소프트웨어 로봇 또는 인지 로봇에 의해 수행되도록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업무의 일환으로 고객이 24시간 동안 경험한 모든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종전엔 CRM 시스템의 데이터를 일일이 복사한 후 이를 워드 기반의 보고서 템플릿 내 적정 필드에 붙여 넣은 다음, PDF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 상사에게 이메일로 전송하곤 했다. 그러나 SW로봇 내지 인지 자동화 로봇은 이 모든 것을 대신 척척 알아서 해내곤 한다.

‘회전의자 인터페이스’도 해결
이른바 오피스가에서 많이 보는 ‘회전의자 인터페이스’도 해결된다. 즉, 사무실 근로자가 한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키보드를 사용해 하나의 시스템에서 정보를 먼저 복사한 다음, 다른 데스크톱 컴퓨터의 다른 키보드로 작업하기 위해, 의자를 돌려서 해당 데이터를 다른 시스템에 붙여넣는 것을 말한다. 물론 하나의 데스크톱 컴퓨터로 동일한 화면 내에서 두 시스템에 액세스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오류가 많다.

이 프로세스가 자동화되면 봇이 백그라운드에서 모든 복사 및 붙여넣기를 수행한다. 그래서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사실상의 모든 반복적인 기술 기반의 업무나 프로세스는 특히 ‘인지 자동화 로봇’에 의해 자동화될 수 있다. 간단한 복사 및 붙여넣기 명령부터, 고객이 화가 나서 항의하거나 주문을 철회했을 때 등에 이르기까지 처리할 수 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이를 인간에게 인계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작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오피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다.

회계, 인사, 의료, 콜센터, 금융․보험 등 망라
분야별로 봇의 작업 내용은 참으로 다양하다. 회계업무에선 백오피스 시스템 간, 또는 엑셀과 같은 프론트 오피스 앱으로의 데이터 이동을 봇이 처리한다. 또 신입사원 채용, 인재 채용, 직원 온보딩, 퇴사 시 정리 등의 인사 문제, HIPAA 및 기타 규정 준수 의무에 대한 고객 불만 사항 문서화와 같은 생명 과학, 의료 분야에서도 ‘인지 로봇’의 역할은 크다. |

콜 센터에선 연락처 관리 자동화, CRM 시스템에서 백오피스 시스템으로 데이터 전송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은행이나 금융 부문에선 대출 승인 절차 자동화, 예외 사례 식별 등을 봇이 맡아해낼 수 있다. 특히 보험에선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격 자동 확인이나 보험금 청구 유효성 검사, 고객 지원 업그레이드 등을 봇이 처리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