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구도는?

2020-07-09     김상철 기자

카카오가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다. 네이버와 클라우드 영역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카카오, 클라우드 사업 진출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올해 하반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뿐 아니라 멀티와 하이브리드 방식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사용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또 메신저를 운영 툴로 활용해 리소스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 워크(가칭)’와 클라우드를 연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최적화도 전면에 내세웠다. 자사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의 경쟁
업계는 올 하반기 카카오가 정식 서비스를 내놓으면 네이버와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본다. 이미 네이버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를 중심으로 기업 대상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해 주요 사업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양사의 세부 사업 영역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와 유사하게 서비스형 인프라(IaaS) 클라우드 시장에 주력할 예정이지만 카카오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가 아니라 서비스형 플랫폼(PaaS)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글과 유사한 행보다. 금융에 이어 기업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네이버와 다른 모델로 경쟁하는 셈이다.

업계의 관심
네이버와 카카오가 펼치는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관심은 높다. 네이버와 카카오라는 이름이 주는 중량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며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진행하는 기업 대상 클라우드 사업을 2020년 전략 사업 중 하나로 배치했고 카카오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600명이 넘는 인원을 투입했다.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하지만 아직 네이버도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들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을 놓고 네이버가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과 비교하자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국내로 범위를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통신사 등 기존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회사들보다는 네이버가 IaaS 시장에서 잘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 중에는 내수 시장만 커버하면 되는 회사들이 상당수다. 해외 사용자들도 상대해야 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클라우드를 쓰는 게 합리적일 수 있지만 고객이 대부분 한국인들이라면 네이버 클라우드로도 충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도 국내 다수 지역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 네이버는 2019년 10월 금융 IT 전문기업 코스콤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금융 전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금융 전용 클라우드 상품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 삼성카드, 미래에셋대우, 현대페이, 한화생명 등과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의 클라우드 전략
카카오의 클라우드 전략은 네이버나 AWS보다는 구글에 가까워 보인다. 구글은 구글 맵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개발자가 구글 클라우드를 찾는 전략을 추구한다.

카카오도 카카오맵, 카카오톡,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사 간판 서비스를 활용해 개발자를 불러 모아 플랫폼 확산에 활용할 수도 있을것이라는 예상이다.

카카오는 당분간 별도의 데이터센터 설립 없이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앞으로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는 데이터센터 구축이 불가피하다. 실제 카카오는 메가존, 베스핀글로벌 등 클라우드관리기업(MSP)과 접촉 중인 상태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