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클라우드가 대학 수준 결정?
비대면 원격 강의 정착, 시스템과 기술 수준이 중요해져
코로나로 인해 세계적으로 원격수업이 확산되면서, 특히 각국의 내로라 하는 대학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강의 시스템의 수준과 기술이 커리큘럼의 원활한 진행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현재 추세라면 가을 학기에도 대면 수업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세계 각국의 유수한 대학들은 너도나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한 원격수업 준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격강의 투자 게을리 한 대학 많아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의 주요 대학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원격강의 체제로 전환하는 움직임과 달리 미처 자신의 교육과정에 맞는 온라인 강의 기술을 개발하는데 게을리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애초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IT기술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해왔던 대학들조차도 사실상 기존의 IT 인프라와 SaaS 기반 기술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온라인 원격 강의를 위해 최적화된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은 희박한 탓에 이에 대한 투자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나마 대학들 가운데는 자체적으로 데이터 센터를 두고 있은 학교가 많은데, 이런 경우 보안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이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예외적으로 성공적인 사례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의 저장 대학처럼 비교적 완결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갖춘 경우도 알려지고 있다. 이 대학의 경우 주문형 강좌 플랫폼 겸 앱을 사용해 2주 만에 5천개 이상의 강좌를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역시 나름대로 완성된 원격강의 시스템을 가동, 온라인 강의를 무난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수준과 질을 갖춘 온라인 강좌 시스템을 구비한 대학들이 적지는 않지만, 그 보다 더 많은 대학들이 채 준비가 안 된 상태다.
기술 도입과 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
이처럼 온라인 시스템 구축이 원활하지 않는 것은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재정과 자금 문제다. 기술 도입과 시스템 구축에는 적지않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실 온라인 강의를 포함한 에듀테크 시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표적인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019년 전 세계 에듀테크 관련 투자는 18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3,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에듀테크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는데 그 만큼 자금이 많이 든다는 사실도 엿보게 한다. 그러나 국내외 대학들 가운데는 이미 적자를 기록하며, 운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런 대학들은 코로나로 인해 에듀테크 시스템까지 구축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더욱 어려움에 처해있다.
신속한 원격수업 체제 전환해야 생존
그렇다고 원격수업 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해 운영을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대학이 문을 닫는 사태까지 갈 수도 있다. 폐교까진 아니더라도 각종 대학 시설이나 시스템을 축소 내지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100년이 넘는 유수한 전통의 명문대학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런 가운데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들은 더 저렴한 원격교육 체제로 이전할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면 수업에 비해 원격교육은 그 만큼 비용이 덜 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미 많은 교육기관들이 원격교육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축 비용이 들더라도) 기존 인프라 대신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몇 개월 안에도 원격수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스템 구축을 할 경우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해 가을학기까지 많은 교육과정을 원격교육 플랫폼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MS ‘팀즈’, 온라인 수업․업무의 최강자로
한편 세계적으로 원격수업이나 원격업무가 확산되면서 MS의 협업 커뮤니케이션 허브 팀즈(Teams)가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다. 이미 세계 175개국 18만 여 곳의 교육기관이나 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수업 대신 온라인 개학을 하기도 한 국내에서도 초·중·고교의 팀즈 사용량이 전년 대비 약 20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즈는 교육 현장에서 파워포인트 녹화기능을 이용해 발표자료를 작성하고 이를 녹화해 손쉽게 원격 수업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으며, 윈도우 10에 내장돼 있는 리모트 지원 기능을 통해 필요시 빠른 원격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원노트를 전자 필기장으로 이용해 학생 개별 포트폴리오 관리 및 학생에게 과제나 유인물을 배포할 수 있으며 팀즈 내 과제 탭을 활용하면 과제 평가 기준, 평가 및 간단한 학생 개개인 맞춤형 수업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어 앱부터 가상 강의, 화상회의 툴, 주문형 강좌, 온라인 학습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원격수업 관련 기술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누가 더 양질의 온라인 강의 SW와 클라우드를 개발 내지 도입하느냐가 대학의 수준과 위상을 좌우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류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