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코로나19’ 100일의 ‘민심’
국토硏, 전국 22만여 건 뉴스 분석, “인구 동선, 빈익빈부익부 현상 발견”
지난 100여 일 간의 코로나 시국을 빅데이터로 분석,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의 실시간 관심사가 어떤 흐름과 경향으로 이어졌는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결과가 소개돼 관심을 끈다. 국토연구원은 국토이슈리포트 제16호 ‘빅데이터로 살펴본 코로나19의 기록(1)’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전파 이후 긴박했던 최근 3개월의 흔적들을 추적했다. 이를 위해 그간 보도된 뉴스기록과 휴대전화 기반의 유동인구 등 빅데이터를 통해 되돌아보고, 데이터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이슈와 국민 체감도 등을 분석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국토연구원이 위치한 대전시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지역에서의 코로나19 관련 시민의 행태 변화 등을 심층적으로 파악했다.
‘국제’에서 ‘지역’, ‘사회’, 그리고 ‘마스크’로…
연구원은 우선 전국 54개 언론매체에서 보도된 22만 6,829건(2020.1.1~2020.4.6)의 코로나19 관련 뉴스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많은 언론 지면과 화면은 ‘국제’ 뉴스가 많았다. 그러다가 점차 ‘지역’, ‘사회’ 뉴스로 이동, 골든크로스를 기점으로는 ‘경제’ 뉴스로 확대됨을 알 수 있었다. 골든크로스는 코로나19 회복자 수가 확진자 수보다 많아진 시점이다.
또 감염병 위기경보가 ‘경계’로 격상되었던 1월 27일을 전후해선 관련 뉴스가 급격히 증가했다. 마침내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2월23일엔 최다 뉴스기사가 보도됐다.
‘마스크’ 관련 뉴스기사도 폭주했다. ‘마스크’ 기사가 ‘코로나19’나 ‘병원·진료소’ 등 관련 뉴스 기사보다 먼저 ‘지역’ 뉴스로 이동·확대되었다. 이는 코로나19 전염 확산과 관련하여 개인의 위생에 대한 시민들의 염려와 대응이 초기부터 나타난 때문으로 추정된다.
골든크로스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진정기에 접어들면서는 ‘마스크’ 관련 뉴스는 줄어든 대신, 국가․지역 경제를 우려하는 뉴스가 증가했다.
신천지 사태 직후 유동인구 급감
한편, 대전시를 샘플로 삼아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유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2019년에 비해 2020년 2월은 평균 –6.23%, 많게는 –66.04% 감소했고, 3월에는 평균 –16.46%, 많게는 –84.89%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2월보다 3월의 유동인구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고, 평일보다 주말의 유동인구 감소율이 더욱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전국 각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는 20세 미만의 유동인구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50대는 일일변화율 대비 저녁 및 심야시간대(19시~05시) 감소율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2월 하순부터는 급격한 유동인구 감소추세를 보이다 3월 초순 최저점을 찍고 3월 중순 이후는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8~2020년의 3개년도의 1~3월 대전시 전역의 일평균 유동인구 변화추이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경 최저 유동인구를 기록한 후 상승패턴으로 돌아섰음이 확인됐는데, 코로나19 장기화 추세로 인해 시민의 경계심이 무뎌지거나 느슨해짐을 데이터로 추정 할 만한 현상이란 설명이다.
드라이브 스루, 벚꽃길 등엔 유동인구 많아
그러나 유동인구의 전반적 감소추세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브 스루 벚꽃길과 벚꽃명소, 외곽지역 산책로 및 체육공원 등 부분적으로 유동인구 증가 지역이 나타났다.
신천지 집단감염, 대전시 확진자 발생 전(2020.2.17.)과 그로부터 4주 후인 3월16일의 유동인구 변화를 분석한 결과, 도심지역은 여전한 유동인구 감소를 나타내는 반면,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했다 이는 길어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활동 자제 등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의 답답함이 데이터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석 자료를 내놓은 국토연구원은 “코로나19 전파로 인한 사회의식과 국민체감도 변화를 빅데이터를 통해 다방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감염병 사태에서 ‘빅데이터’ 역할 커
국토연구원은 특히 감염병 사태에서 빅데이터와 데이터 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및 모니터링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현안 및 관심도 변화를 파악하고, 국민의 체감을 반영한 선제적 정책방안을 발굴할 수 있다. 유동인구 데이터를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대한 효과 및 영향을 분석하여 향후 감염병 대책 매뉴얼 등에 반영하고, 관련 정책 시행의 시점을 검토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유동인구가 급감된 지역 주변의 소상공인 파악과 신용카드 매출 등의 분석결과를 활용하여 지원이 필요한 정책적 관심지역 도출 및 재난지원금 산정 등에 활용 가능 등의 정책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김홍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