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앙’…AI가 구세주로 부상?

AI로 코로나 백신 설계, 예측․분석·진단 과정 ‘약방의 감초’격

2020-04-27     류정희 기자
인공지능 기반 MR 의료영상 분석 솔루션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고통을 겪고있는 인류에게 AI가 새로운 구세주가 될 것인가. 미국, 영국, 중국, 독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AI를 활용한 백신 개발과 진단 키트나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이런 기대를 낳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AI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연변이에 맞서는 면역기억반응을 활성화하거나, 확진자의 데이터를 학습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인공지능 예측 플랫폼으로 백신 개발 도전
일본에선 최근 인공지능 예측 플랫폼을 동원해 잠재적으로 T세포(T-cell) 응답을 견인하는 ‘코로나바이러스-2(코로나19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백신 개발 과정이 알려졌다. 일본의 통신전자기업인 NEC는 수천 개의 코로나바이러스-2 계열을 분석하고, 그 중 가장 빈번한 100개 HLA 대립형질(다양한 면역 기질)의 항원결정기(잠재적인 백신의 표적)를 규명했다. 그 과정에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네오항원(neoantigen) 항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AI 예측 플랫폼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면역 프로파일러(Immune Profiler) 기술을 전염병에 응용하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며 “AI 및 생물정보학 플랫폼은 잠재적으로 폭넓은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코로나바이러스-2와 그 돌연변이에 맞서 오래 지속되는 면역기억반응을 활성화할 백신 청사진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AI 플랫폼을 활용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청사진을 설계하는 자사의 역량이 바탕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유행 시기, 범위 예측, 진단에도 활용
백신과 함께 진단 키트를 개발하고, 코로나19의 유행 시기나 범위를 예측, 분석하는데에도 AI 기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진단부터 분석, 확진자 예측까지 AI가 활발히 활용되는 등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가 폐렴 여부와 그 진행 정도를 판단해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단하게 한다. AI에게 사전에 코로나19 확진자의 데이터를 학습하게 한 후, 폐 사진을 판독해 코로나19 확진자의 폐와 몇 %나 유사한지 분석해내게 한다. 이는 의료진의 진단보다 더 신속히 판독해내고, 확진자 중에서도 위급한 환자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런 방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30여 개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접목 바이러스 분자검사엔진으로 진단키트 개발
진단키트를 개발하는데도 AI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확진 여부를 신속 정확히 판단해내는 능력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일부 생명과학 기업들은 코로나바이러스-2의 분자를 검사하는 엔진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역시 AI기술이 접목된 실험실 로봇을 투입했다. 그 중 액체 처리 로봇으로 검증된 실험재료를 바이러스의 DNA/RNA를 분석해 높은 처리량과 빠른 회전, 합리적 비용의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AI기술에 의한  새로운 자동 RNA 추출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예측과 분석에도 AI는 필수다. 현재 국내에서도 감염자 수나 치사율 예측 등을 위해 AI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 미국에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와 기계학습이 합쳐지면 컴퓨팅 파워를 통해 신약과 백신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개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AI기술과 데이터를 범지구적 차원에서 공유하는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다.

지능형 자동화 ‘봇’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도
직접적인 진단과 치료 외에도 AI기술 혹은 AI에 의한 지능형 자동화 ‘봇’을 통해 조직 문화나 시스템을 ‘항 바이러스’ 체제로 변환시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특히 ‘코로나 이후’에 대비한 항구적인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이 경우 이같은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으로 각국 공공부문과 의료 기관,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 회사의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을 활용해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자사 임직원의 보건에 적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양그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비상경영대책본부를 운영하고 RP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봇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경제 지표, 원자재 동향, 주요 제품 판매 현황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 제공해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선제 대응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기업, 기관의 ‘항 코로나’ 시스템 구축
또 영국의 국민의료보험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역시 이 회사의 기술을 적용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임상시험 관련 문서 처리 과정을 자동화했으며, 지능형 문서 처리 솔루션 ‘아이큐봇(IQ Bot)’을 이용해 코로나19 환자의 중요 정보를 추출해 WHO에 보고하기도 한다. 중국에선 이에 아이큐봇을 접목해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를 평가하는 도구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한 기업체의 직원이 외부 출장 후 복귀했을 때 통신 기록을 기반으로 출장 동선과 확진자의 동선을 비교해 감염 위험도를 본인과 기업에게 알려주는 메일을 발송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으로 보건의료체계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등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무기로도 AI는 각광받고 있다.

류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