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 등 ‘코로나’ 방역 장비 제작 나서
의료진 안면보호 ‘페이스쉴드’, 3D프린팅도 활용…ICT․車업체, 연구기관도 동참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최대 숫자를 기록한 가운데, 애플과 포드, GM, 프루사 리서치, 포스터+파트너스 등 일부 ICT기업들과 관련 연구기관, 건축회사, 자동차 업체 등이 본업을 잠시 제쳐두고 방역 및 방호 제품의 대량생산에 나섰다.
특히 애플은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인력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면 보호막, 즉 ‘페이스쉴드’ 수 백만 개를 제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자사가 제작 중인 페이스쉴드 디자인도 공개했다.
건축회사 포스터+파트너스(Foster + Partners), 스포츠브랜드 나이키(Nike), 이 밖에 MIT와 캠브리지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 등 연구기관들은 이미 개인보호장비(PPE) 제작에 나선 바 있다. 애플은 가장 최근 이 대열에 합류했다.
애플 자사 디자인 제품 웹사이트 공개
애플이 디자인한 PPE는 얼굴 가림막과 이마 띠, 실리콘 밴드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애플은 관련 동영상과 함께 조립방법을 자사 지원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제품 조립에 걸리는 시간은 2분이 채 되지 않으며, 사용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가능하다. 일반 핏과 여유 핏, 두 가지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다.
1차 생산분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했으며, 앞으로 주당 백만 개의 마스크를 미국과 중국에 생산할 계획이라고 애플은 밝혔다. 제품은 납작한 형태로 100개 씩 상자에 담아 배송된다.
상황 급박, 3D프린팅으로 대량생산
그런 가운데 애플과 프루사, MIT 연구기관 등에선 3D프린팅을 활용해 단 시간에 대량의 보호 장구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본래 페이스쉴드의 기본 조건은 구부러진 투명 시트로 얼굴을 가리는 일이다. 모든 제품은 이마밴드와 고무밴드로 얼굴과 밀착되게 한다. 이마밴드는 얼굴과 닿는 부분에서 완충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고무밴드의 도움을 받아 페이스쉴드를 머리에 고정시킨다. 디자인은 생산방식과 소재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제조가 가능하던 시기에 나온 클래식한 디자인은 두꺼운 폼 소재의 띠를 이마밴드로 사용한다.
그러나 상황이 다급한 만큼, 자발적으로 재능 기부에 나선 이들 기업들은 각자가 개발한 디자인과 함께 IT연구 과정에서 다듬어온 기술적 감각, 특히 3D 프린팅 기술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3D프린팅으로 아치 구조 이마밴드 제작
프루사의 경우 3D프린팅 기술을 활용, 이중 아치구조의 이마밴드를 도입했다. 즉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압축된 형태로 일단 디자인 모형을 출력했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출력할 수 있는 디자인이긴 하지만 탄성으로 인해 사용자의 관자놀이가 크게 압박받는 단점이 테스트 과정 중에 발견되었다. 이 점을 개선한 새로운 디자인은 한번에 출력할 수 있는 개수가 줄어들긴 하지만 관자놀이 압력을 없앴고, 더 나아가 고글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이마밴드에 구멍을 뚫어 원료를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출력가능 플라스틱을 보유하고 있고, 따라서 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한다. 단점을 꼽자면, 3D 프린팅은 다소 시간이 걸린다. 재정적 여력이 있는 포드의 경우, 3D 프린팅으로 이마밴드 제작을 시작했다가 비싸지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사출성형 방식으로 전환했다.
애플과 포스터+파트너스 역시 이와 비슷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이들의 레이저컷 디자인은 제작 속도 면에서 가히 혁신적이다. 애플의 경우 페이스쉴드와 이마밴드를 레이저 컷팅하는데 30초도 안 걸리고 1분이면 조립이 끝난다. 컷팅기 한 대로 하루에 1,000개의 마스크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