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IT업계 일각, ‘위기일수록 투자 늘려야’

“마냥 움츠리기보단”…클라우드 이전, 데이터 애널리틱스, 원격근무 기술 등 혁신

2020-03-30     류정희 기자
사진은 지난해 열린 디지털전자전시회 전경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코로나19’ 위기 속에 기업들은 잔뜩 움츠리고 있다. IT업계에서도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를 시행하는 한편, 새로운 R&D나 기술혁신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오히려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컨설팅기관이나 국내 IT산업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더욱 적극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자칫 코로나 사태에 위축되어 이런 변혁을 게을리할 경우, 정작 사태가 진정된 후엔 낙오되기 십상이란 지적이다.

‘탈중앙화’로 오히려 중앙통신 강화해야
오히려 IT관련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를 들어 코로나 사태로 일상화된 화상회의 기술이나 재택근무 시스템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기술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또 클라우드, VPN 등 보안 기술, 데이터 애널리틱스 역량의 강화 등도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 고착화될 것으로 보이는 IT비즈니스의 탈중앙화를 정착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이른 역설적으로 중앙 통신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앙통신의 강화 또한 중요해진다.
보안 직원을 유지하고 고용하는 것도 IT기업 운영의 관건이 되고 있다. 당장은 코로나로 인해 인력을 감축하는 기업이 많지만, 실상은 팬데믹 이후 인력 수요, 특히 IT기술 보안을 위한 유능한 인력을 구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미리 지금부터 보안 인력 공백을 메꾸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능형 자동화 등에 대한 투자도 중요
코로나19 위기는 낡은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둔해졌다. 그러나 이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인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IT비즈니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로봇 자동화나 머신러닝, 혹은 지능형 자동화(IA) 등 코로나19 위기는 한정된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머신러닝 투자를 확대할 좋은 기회라는 지적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로봇이 팬데믹으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코로나19’는 입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실리콘 밸리는 물론, 국내 IT기업들 중에서도 머신러닝 등을 전 업무 공정으로 확대하고 있는 케이스도 이어지고 있다.

새삼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 부각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새삼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데이터 센터의 역할이 한층 주목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향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마트 협업 기술 솔루션을 보급하고 있는 서울 마곡지구의 IT기업인 C사 관계자는 “특히 기업들이 비즈니스 운영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애널리틱스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통해 비즈니스 리더들이 고객 정보 등을 포함하여 비즈니스 운영 상태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업 내외의 시장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선 데이터 애널리틱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객과 기업체 종사자, 거래처 등이 밀접하게 연계된 피드백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는데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위한 별도의 소통 채널 및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들 3자가 끊임없는 정보 교류와 사후 평가, 조언과 아이디어 제안 등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존의 콜센터 서비스를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선 스마트 피드백 시스템을 차제에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과부화 ‘소비자 광대역’ 문제 해법도 필요
팬데믹이 사라진 후에도 원격 근무는 날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럴수록 고정 설비 지출은 줄고, 원격 근무 IT 지출은 늘어나며, 리테일은 한층 온라인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회적 거리 유지’가 아예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나 거래처와의 오프라인 만남이나 직접적 상호작용이 크게 줄어드는 대신, 전자적 상호작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재택 근무자는 접속이 안되거나 매우 느린 접속 때문에 곤란할 수 있다. 재택 근무의 폭증은 소비자 광대역 서비스에 대한 의존이 크게 늘어남을 의미한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 접속과 화상 회의를 짧은 시간에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증가는 시스템 프로비저닝과 보안을 취약하게 만든다. 유럽의 경우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에게 유럽 내 동영상 품질을 줄이도록 요청했다. 소비자 광대역의 과부하가 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광대역 서비스가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택 근무자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핫스팟이나 여타 대안이 될 만한 유포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사이버 범죄 기승 예상, ‘대책’이 시급
전문가들은 위기일수록 보안 툴에 대한 지출도 늘릴 것을 주문한다. 팬데믹으로 초래된 글로벌 경기 후퇴는 사이버 범죄를 촉진하고,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는 소셜 엔지니어링 및 피싱 공격에 악용되기 마련이다. 대대적인 해고 및 회사 폐쇄로 인해 계속 영업 중인 회사와 계속 근무 중인 근로자가 공격의 주요 표적이 된다. 그러므로 이럴 때일수록 적정한 보안 인프라에 대한 지출이 향후 벌어질 보안 침해 사고에 따른 비용보다 더 적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콜 센터 활동이 인터넷전화(VoIP)를 통해 이루어질 때나, 원격 근무자가 VPN을 거쳐 VoIP를 이용할 때 특히 보안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 환경에 따라 콜 센터 활동은 증가할 수 있다. 그 외의 통신 인프라 이용 역시 포화 상태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류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