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항공맨' 고 조양호 회장, A380과 마지막 비행
운구 12일 서울 도착 예정, 회사장으로 장례
한진그룹은 지난 8일 별세한 조양호 회장 빈소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확정됐다고 11일 밝혔다. 고인은 오는 12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장례기간은 12~16일(5일장)이다.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한진그룹은 한진칼 석태수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 조 회장인 아버지인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도 신갈에 선영이 자리잡고 있다.
45년간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이끈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마지막 비행은 ‘하늘 위 특급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이 함께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LA, 뉴욕, 파리, 런던 등 장거리 노선에 A380을 투입 중이다.
‘하늘 위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은 총 407석으로 구성된 초대형 항공기이다. 아파트 10층 높이 24.1m의 크기로 최대 1만3473km를 비행할 수 있다.
A380은 위기 때마다 선제적 대응으로 어려움을 돌파했던 조양호 회장의 '애기'였다. 2003년 이라크 전쟁과 9·11 테러의 영향으로 항공시장이 침체된 시기였지만, 조양호 회장은 A380 항공기의 구매계약을 꿋꿋하게 진행했다. 2003년 그룹 회장에 오른 첫 번째로 결정한 대규모 구매 계약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초대형 항공기를 도입하는 게 위험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도 컸다. 하지만 2006년 항공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자 여러 항공사가 신형 항공기를 앞다퉈 신규 기재를 주문해서 도입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대한항공은 적기에 신규 기재를 도입할 수 있었고 대한항공은 적시에 항공 수요를 맞출 수 있었다.
당시 조 회장은 “"2001년 9ㆍ11 사태 이후 세계 항공업계가 위기를 맞았는데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며 “덕분에 좋은 가격 조건에 비행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위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적기로 본 것이다. 2011년부터 인도가 시작된 A380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A380을 운영하는 항공사가 됐다. 현재 대한항공은 10기 A380을 보유 중이다.
조 회장은 평소 A380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도입 직후 국내에서 열린 시험 비행에도 직접 참석해 A380의 특징을 설명했다.
조 회장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에 평소 애착이 깊던 A380을 이용하게 됐다. 45년 항공맨의 마지막 비행이다.
최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