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화국은 어떻게 안드로메다 이주를 도왔는가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 개발여건 충분했을까?

2017-01-06     고유진 기자

매스이펙트의 최신작인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의 출시가 CES 2017에서 공개된 트레일러를 통해 3월 21일로 확정되었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부분은 개발사인 바이오웨어의 현 상황이다.

우선 바이오웨어는 처녀작인 ‘새터드 스틸(1996)’의 출시부터 게임성과 상업성 양쪽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발더스 게이트(1998)나 드래곤 에이지(2009) 같은 걸출한 IP(지식재산권)를 배출해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다.

특히 TRPG(테이블 롤플레잉 게임)를 완벽에 가깝게 PC로 옮겨 RPG게임에 한 획을 그은 발더스 게이트는 국내에선 과거 삼성전자가 PC게임을 유통할 당시 물량이 없어 구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 게임이었다.

발더스 게이트의 성공은 매스이펙트 트릴로지까지 이어지는 원동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더불어 매스이펙트 3 역시 악평이 자자한 엔딩을 제외하면 슈팅게임으로선 나쁘지 않았으며, 매스이펙트 3는 작품성은 문제라도 상업성에선 실패했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작품이다.

바이오웨어의 현 상황을 보기 위해선 한 가지 더 봐야하는 게 있다. 바로 바이오웨어의 야심찬 MMORPG였던 ‘스타워즈: 구 공화국(Star Wars: The Old Republic, SWTOR)’이다.

▲ 스타워즈 구 공화국 5주년 기념 콜라주. / 사진 = 스타워즈 구 공화국 홈페이지

900억 대의 개발비를 투입해 개발되었으며, EA와 루카스아츠가 2011년부터 유통한 SWTOR의 사정은 제법 복잡하다.

우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호응을 받지 못했으며, 여기서 이어진 초기 흥행에 실패는 SWTOR의 총괄 책임자 리치 보건의 사퇴와 대규모 구조조정, 그리고 직접적이진 않지만 루카스 아츠의 폐쇄에도 영향을 줬다.

이후 스타워즈의 개발 및 퍼블리싱 권한은 EA에 독점계약으로 넘어가게 되지만 SWTOR의 서비스는 종료되지 않았다. 여기서 SWTOR의 프로듀서인 벤 어빙(Ben Irving)이 커뮤니티에서 2016년에 밝힌 내용을 참고하자면 SWTOR는 초기시장 장악에 실패했음에도 EA와 루카스필름, 디즈니에게 꾸준한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WTOR은 ▲‘헛 카르텔의 봉기(Rise of the Hutt Cartel, 2013)’을 시작으로 충격적인 반전을 담은 ▲‘레반의 그림자(Shadow of Revan, 2014)’, ▲‘몰락한 제국의 기사단(Knights of the Fallen Empire, 2015)’ 등 해매다 확장팩을 내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몰락한 제국의 기사단의 경우 벤 어빙은 “몰락한 제국의 기사단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확장팩 중 가장 성공적인 확장팩이다”라며 “모든 파트너사들에게 SWTOR은 대성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볼 때 SWTOR은 바이오웨어와 EA의 캐시카우가 맞기 때문에 자금면에선 어려울 게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또, 바이오웨어는 ‘RPG의 명가’이며 사내문화와 복지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게임계의 거목이기에 뛰어난 개발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관건은 구조조정이 이뤄졌던 2012년이다. 2012년은 구공화국이 몰락한 해인 동시에 매스이펙트 트릴로지가 종료된 해로, 이때를 기점으로 매스이펙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개발자들이 얼마나 바이오웨어를 떠났는지는 알 수 없다.

개발자 한명의 부재 유무로 게임이 얼마나 크게 바뀌는 지는 이미 많은 게임들이 증명해왔다. 따라서, 이번에 출시되는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는 3부작과 다른 ‘새출발’이라는 의미 외에도 유저들이 기대한 매스이펙트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