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문제는 ‘게임성’인가, ‘수익구조’인가
‘슈퍼마리오 런’ 돌풍, 닌텐도 본사까지 위협해
닌텐도가 달리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물론 주가까지 위아래로 날뛰는 중이다.
이렇게 닌텐도를 울고 웃게 만드는 것은 ‘슈퍼마리오 런’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IP(지식재산권)인 마리오를 활용한 이 모바일 게임은 출시 하루만에 4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실 마리오의 초반 성공은 당연하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게임기에 한 번씩 얼굴을 내민 마리오 IP는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과 함께 닌텐도를 이끄는 핵심IP이며, 이번 슈퍼마리오 런은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그러나 흥행돌풍이 점쳐진 이후, 정작 닌텐도에게 돌아온 것은 비난의 화살이었다.
우선 가시화된 것은 별 두 개를 맴도는 사용자 평점이다. 유저들의 리뷰 내용을 살펴보면 출시직전까지 많은 호응을 받았음에도 평점이 반토막난 가장 큰 이유로는 “3스테이지 이후의 과금(게임 전체구매)”이 주된 문제로 꼽혔다.
다만 이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성급한 판단이다. 슈퍼마리오 런은 모바일 게임이면서 패키지 게임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IP 가치를 고려할 때 현존 게임업계에서 가장 활성화 된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의 평균가를 생각하면 10달러는 저렴한 수준이다. 정말로 가격책정이 잘못된 게임은 허위광고 수준으로 게임을 부풀린 ‘노 맨즈 스카이’에게나 어울린다.
슈퍼마리오 런의 가격 논란과 비슷한 사례는 모바일 플랫폼에도 있었다. 바로 2015년에 출시된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이 그것이다.
로이게임즈와 가치온 소프트가 공동제작한 이 게임은 국내 호러게임 역사상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동명의 게임을 모바일로 단순이식한 게임이다.
출시 당시 가격은 8,800원으로, 출시가격에서 부담스럽다는 평도 있었지만 코스튬 요소가 업데이트 되자 ‘초심을 잃었다’며 맹비난을 받았다.
여기서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은 문제가 되는 코스튬은 서비스차원의 DLC(다운로드 콘텐츠)였지, 게임 플레이에 필수적으로 있어야 했던 게 아니라는 점이다. 비유하자면 당시 상황은 고급레스토랑에서 메인메뉴를 시켜놓고 사이드메뉴와 와인을 무료서비스로 내놓으라고 한 것과 같다.
이와 관련해 게임·번역전문 유튜버 ‘빙산위의 선인장’은 “아는 친구 중에 세븐나이츠에 60만원을 결제한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내가 화이트데이를 구매하니 호객이라고 말해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기존 사례와 IP가치만 고려하면 슈퍼마리오 런의 가격은 크게 논란이 될 요소가 없지만, 문제는 이 게임이 모바일이라는 점이다.
기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인앱 구매요소를 마련해놓고 게임 플레이 자체는 무료로 가능하게 제공하는 식의 수익구조를 갖췄으며, 유저들은 이미 여기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다.
결국 슈퍼마리오 런은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게임 플레이 전에 ‘3스테이지나 데모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서비스 해주는 게임’이다.
이는 ‘패키지 게임’으로 보면 준수한 가격에 서비스도 출중하지만, 기존 모바일 게임의 결제 구조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겐 ‘3스테이지 이후 결제를 유도하는 악질 앱’으로 비춰진 것이 이번 논란의 원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