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어디까지...사우디 긴축 돌입
오일머니 회수될까 우려
[애플경제=장가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신흥국 자금회수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5일 하이투자증권의 강재현 연구원은 "사우디 정부가 빠르면 이달 21일부터 정부 지출 감축과 세입 확대를 골자로 한 2016년 국가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내년 유가폭락에 따른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긴출재정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동의 대표적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막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그간 중동의 맹호로 부를 누려왔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올해 재정적자가 4천~5천 억 리얄(약 1,070억~1,333억 달러)로 한화로 126조에서 157조에 달한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하는 수준으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내년 예산에서 정부지출을 올 수준의 20%이상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11년 만에 최저치를 갱신해, 배럴당 35.33달러로 거래됐다. 지난 2012년 123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1/4 수준이다.
강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내년 예산이 브렌트 유가 40달러 선을 전제로 삼았다는 점"이라며 "최근 시장에서 유가가 배럴 당 2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등장, 힘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OPEC회의에서 감산합의에 실패에 따른 저유가기조가 지속되면 사우디의 긴축폭과, 속도가 확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우디 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공공부문 임금과 보너스 삭감 보다는 주로 국내 에너지 가격 인상과 공공부문 투자에서 지출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의 건설사업수주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했던 신흥국 투자자금 이탈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0월말 기준으로 사우디는 우리나라 상장주식을 약 2.83% 보유해 국가별 상장주식보유 현황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과 10월에는 월별 순매도 국가 1위에 꼽히며 빠르게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는 9월에는 9,463억 원을 매도했고 10월에는 1조 8,965억 원을 매도했다.
미국발 금리인상 소식과, 중국 위안화 절하 등 글로벌 악재에 오일머니 회수까지 겹쳐진 우리증시의 연말이 더욱 추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