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배송 무인로봇, 고객상담 챗봇, 음성인식 주문 등으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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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사용자 편의성 개선을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을 앞다퉈 도입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플랫폼 기반 빅테크 기업들도 각자 차별화된 AI 기술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시장 경쟁이 가열화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주로 상품검색・추천, 물류・배송 단계에서 AI 기술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 등 기존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자사 플랫폼으로 폭넓은 소비자 정보 활용
이들 업체들은 우선 상품검색・추천을 위해 데이터 분석 등 AI 기술을 활용하여 상품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큐레이션 기능도 갖추고 있다. 그 중 네이버는 상품 사진만으로 검색이 가능한 ‘쇼핑렌즈’, 사용자의 구매 이력이 없어도 자사 플랫폼을 통한 해당 소비자의 행동이력을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AiTEMS’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또 여성의류 쇼핑몰 에이블리(ABLY)이 경우 ‘상품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사진, 설명 텍스트, 판매자 체형 정보 등 메타데이터를 추출,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하고 메인화면의 상품을 개인별 맞춤형으로 구성하고 있다. 

물류・배송 부문에서도 이커머스 기업들은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소비자 주문전 직매입’ 형태로 배송시간을 단축해 배송서비스를 개선하고, AI를 활용하여 상품별 주문량을 사전에 예측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재고부담과 품절률을 관리하고, 신선식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당일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AI를 기반으로 주문량을 예측, 출고하며 배송과정을 효율화하고 있다. 물류센터 상품 배치나 창고 작업자의 이동동선, 포장재질, 배송차량, 차량 내 보관위치, 차량 이동 동선 지정 등에 이르기까지 전부 AI를 통해 수행하도록 했다. 

신선도 유지, 폐기율 최소화
마켓컬리도 과거 데이터를 활용한 AI 예측치와 30분 간격의 실시간 데이터를 기초로 예상 주문량을 측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틀 전엔 ‘사전 매입’, 하루 전엔 ‘실제 주문’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당일 새벽에 배송함으로써 물류 소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사내 매출・물류 예측 시스템인 ‘데이터 물어다주는 멍멍이(데멍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마켓컬리의 신선식품 물류・배송 프로세스는 당일 오후 4시에 입고되는 상품은 전날 오후 AI 예측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사전에 발주된 물량이다. 주문 배송 후 남은 물량은 폐기하지만, 폐기율인 불과 1%에 불과해 대형마트 2~3%보다 낮다. 

빅테크 기업들, ‘이커머스 잠식’ 본격화
이런 업계 동향은 플랫폼 기반 빅테크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다. 이들 기업들은 고도화된 AI 기술을 활용, 이커머스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트래픽 1위의 플랫폼 영향력에다 AI 기술 등을 무기로 내세워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 판매자를 지원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예를 들어 업종을 불문하고 판매할 상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스마트 스토어’ 입점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 경우 AI 기반의 네이버 애널리틱스, 네이버 페이, 그리고 홈페이지 제작 프로그램인 네이버 모두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2019년 현재 네이버는 쿠팡, 이베이코리아를 제치고 온라인 결제액 1위를 기록했다. 

입점 판매사 물류 대행도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는 자사의 AI 기술과 결합한 이른바 ‘풀필먼트’ 전략을 통해
쿠팡 등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물류 서비스를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풀필먼트 전략은 아마존(Amazon)이 처음 시도한 것으로 입점 판매사의 물류를 이커머스사가 대신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커머스 사업자가 소비자의 주문부터 재고확인, 주문처리, 배송, 고객응대, 반품 등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소규모 판매자의 물류 비효율성 문제를 제거하고, 배송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는 물류 관련 AI 기술 등을 제공하고, 위킵, 두손컴퍼니, FSS, 신상마켓 등 제휴 물류업체는 실제 물류를 처리하는 협업 전략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우 AI 기반 물류 관리 시스템, 즉 물류센터가 원하는 공정만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빅테크사 이커머스 본격 공략
이런 상황에서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와 AI 기술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 간에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직접 이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중 대표적인 네이버는 금년 들어 고속 성장이 예측되는 이커머스 업체로 선정되면서 독자적인 AI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맞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류・배송 무인로봇, 고객상담 챗봇, 음성인식 주문 등 이커머스 사업의 전 영역에 걸쳐 AI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AI는 시각 지능을 통해 사물인식 및 영상의 상황을 이해하며, 언어 청각 지능으로 자연어를 이해 하고 합성・생성하며, 이미지검색, 불량품 판단, 음성인식 주문 등에 대응하기도 한다. 또 센서 데이터에 의한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온도, 습도, 속도, 위치 등을 분별한다. 소비자 데이터 즉, 소비자 개개인의 의사결정 패턴, 제스처, 표정 등을 분석해 상황・감정을 이해단다. 특히 물류 프로세스의 온・습도 모니터링, 물류 이동추적 등에도 활용된다. 

AI는 또 추론・지식표현 기능도 수행한다. 즉 입력・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을 도출, 개별적 정보를 이해하고, 정보 간 상대적 관계를 파악하고 추론한다. 또한 상품 추천, 주문량 예측, 이동・배송경로 추천 알고리즘 등에도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행동・협업지능 및 지능형 에이전트의 역할도 한다. 즉, 이는 학습・판단한 결과를 실행하는 단계로, 기계 동작제어, 인간의 행동・판단을 보조하는 기술이며, 물류・배송 로봇, 고객상담 챗봇, 택배기사의 AI 비서 등에 활용된다.

류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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